[차이나 특별기획]<3>`대륙의 공세`...샤오미·TCL 등 中 가전 하반기 더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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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가전의 한국시장 공세가 거세다.

과거 ‘성능은 떨어지고 가격만 싸다’는 인식을 뛰어넘었다. 다양한 제품군이 이미 내수시장에 넘쳐난다. ‘대륙의 실수’를 넘어 ‘대륙의 공세’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중국 가전 위력을 가장 크게 보여주는 회사는 샤오미다. 시장에서는 스마트폰 업체로만 잘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국내에는 보조배터리, 공기청정기, 체중계, USB선풍기 등 가전부터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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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는 국내 유통업체와 연계해 하반기 TV와 정수기까지 국내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중소 틈새 가전을 넘어 삼성·LG·코웨이 등 국내 대표 가전업체와 직접 경쟁할 품목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샤오미는 국내 유통업체와 연계해 하반기 TV와 정수기까지 국내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중소 틈새 가전을 넘어 삼성·LG·코웨이 등 국내 대표 가전업체와 직접 경쟁할 품목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샤오미 TV는 초고화질(UHD) 해상도에 메탈 디자인을 채택했다. 9.9㎜ 두께에 쿼드코어 중앙처리장치(CPU), 안드로이드5.0 롤리팝을 탑재했다. 스마트TV로 제품가격은 유사 스펙을 갖춘 국내 삼성·LG TV 절반 이하가 유력하다.

정수기도 네 개 역삼투 필터정화 방식으로 0.001마이크로미터(㎛) 크기 불순물까지 제거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필터 교체주기를 알려주고 이상 진단까지 가능한 스마트 정수기다. 중국 현지 판매가는 원화 환산 기준 3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샤오미는 ‘중국의 애플’로 불릴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먼저 국내시장에 진입한 하이얼 등에 비해 국내 소비자에게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TCL TV와 화웨이 스마트폰, 갈란츠 백색가전도 하반기 국내시장에 상륙한다.

롯데하이마트는 하반기 TCL TV와 갈란츠, GREE 백색가전,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TCL은 중국 TV 대표 업체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7.8%로 글로벌 판매 순위는 5위다. 화웨이는 상반기 세계 시장점유율 9.0%로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국내 최대 가전유통업체인 롯데하이마트는 하이얼(TV·냉장고), 미디어(냉장고·세탁기·건조기), 레노버(노트북PC), 샤오미(모바일·액세서리) 브랜드에 이어 하반기 추가로 중국 상품군을 확대한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브랜드 제품별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으로 5% 수준”이라며 “소비자가 선호하고 경쟁력 있는 중국 가전 브랜드 판매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몰에서는 중국 가전 열기가 더 뜨겁다. G마켓과 옥션, 11번가 등이 모두 중국가전 특별 코너를 가동 중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통사 MD는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중국제품을 발굴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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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TV는 초고화질(UHD) 해상도에 메탈 디자인을 채택했다. 9.9㎜ 두께에 쿼드코어 중앙처리장치(CPU), 안드로이드5.0 롤리팝을 탑재했다. 스마트TV로 제품가격은 유사 스펙을 갖춘 국내 삼성·LG TV 절반 이하가 유력하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2분기 중국 가전 판매가 1분기보다 갑절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가전을 단순히 저가품이라 인식하던 소비자가 많이 줄었다”며 “가성비가 좋은 상품이 늘면서 평가도 대부분 좋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11번가는 상반기 판매된 노트북PC와 드론 판매 1위 업체가 모두 중국 업체라고 밝혔다. 11번가 기준 레노버 노트북PC는 판매량에서 삼성과 LG를 제치고 전년 대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드론은 중국 제조사인 SYMA와 DJI가 상반기 판매에서 1·2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중국 가전은 국내 삼성전자, LG전자와 직접 경쟁할 품목보다는 틈새시장을 겨냥한 상품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새로 국내시장에 들어오는 샤오미와 TCL TV, 화웨이 스마트폰, 갈란츠 냉장고는 국내 대표기업과 바로 충돌할 제품이다.

중국 가전 국내 진출 확대는 확실히 소비자 선택권을 넓혀준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도 몇몇 제조사에만 의존하던 상품 구매원을 다양화한다는 점에서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내 가전 제조업 자체에는 큰 위기다. 내수 TV·가전시장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정체다. 여기에 낮은 가격대 인지도 있는 중국산 제품이 늘어나는 것은 부담이다.

최근 국내 가전 소비자도 ‘국가 충성도’보다는 해외 직접구매 등을 이용해 성능 대비 낮은 가격 상품을 선호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산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가전제품의 전반적 가격인하도 점쳐진다. 하지만 내수 시장이 정체인 가운데 중국 가전이 빠르게 유입되면서 중소 제조사가 설 자리가 점점 줄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 TV와 세탁기·냉장고·에어컨 등 주력 제품은 삼성과 LG가 80% 이상 차지한다. 일부 전기밥솥과 김치냉장고, 청소기, 헤어드라이어 등 소형가전에서만 중소 제조사가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는 글로벌 선두권에 위치한 삼성·LG보다는 국내 중소 가전제조사가 안방을 중국업체에 빼앗길 우려가 더 큰 것으로 관측한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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