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핵심 ‘생체모사 신경 기술’, 선진국 뛰는데 한국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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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나 무인자동차의 ‘생체모사 신경 기술’ 분야에서 선진국이 적극적인 투자와 개발에 나서는 반면 국내는 단위 기술 연구에 그치는 있다. 미래 유망 기술인만큼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한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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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구글, IBM 등 미국 기업과 유럽연합(EU) 등이 생체모사 신경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신경모사 컴퓨팅은 사람의 뇌(시냅스)와 유사하게 정보처리 구조와 학습 방법론을 모사해 반도체칩, 컴퓨터 알고리즘 등에 인공지능을 부여하는 기술이다.

인지학습형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필수적인 기술로 무인자동차, 스마트로봇, 인공지능 모바일기기, 빅데이터 분류기술 등에 적용한다.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신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신경모사 컴퓨팅은 미국 기업들이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IBM은 이미 지난해 뉴런과 시냅스 구조를 모방해 인간 두뇌와 같은 원리로 동작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 ‘트루노스’를 개발해 사이언스에 발표했고 이를 활용해 오감과 학습기능을 가진 컴퓨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퀄컴도 인지컴퓨팅 플랫폼 ‘제로스’를 개발하고 이를 차세대 스냅드래곤 칩에 적용할 계획이다.

신경모사 컴퓨팅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는 구글은 지난해 인수한 인공지능 전문기업 ‘딥마인드’ 등 계열사를 통해 인공지능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페이스북도 인간 시신경을 모사한 딥페이스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다.

유럽연합은 26개국 135연구기관이 참여하는 공동연구인 ‘휴먼 브레인 프로젝트(HBP)’에 착수했다. 뇌 동작기구 이해, 뇌 질환 이해와 치료를 위한 ICT 기반 인프라 구축, 인지·학습 가능한 컴퓨터 개발 등이 목표다.

반면에 국내 신경모사 컴퓨팅 연구는 여전히 단위소자 수준 연구개발에 그친다. 유기적인 연구에 기반을 둔 대규모, 다차원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때문에 이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상용화에 나서는 미국 등과 기술 격차가 커지고 있다.

정두석 KIST 전자재료연구단 박사는 “신경모사 컴퓨팅기술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기업이 하기 쉬운 기술은 아니지만 미래에 꼭 필요한 기술”이라며 “무인자동차, 자가학습형 CPU, 인공망막장치, 얼굴인식, 학습 소프트웨어 등 적용 분야가 많아 막대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뇌를 컴퓨터로 옮기기 위해서는 전자공학, 신경과학, 재료공학, 전산과학, 물리학 등 다학제간 융합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세계적으로 관련 연구가 미성숙 단계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아직 늦지 않았다”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