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5G 네트워크 속도 향상과 용량 증설 핵심기술인 FD-MIMO를 세계 최초로 실시간 시연했다. 글로벌 기업 간 5G 관련 국제표준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주도권 확보에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다.

삼성 리서치아메리카(미국 댈러스 소재)는 4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내쇼날인스트루먼트 위크(NI Week) 2015’ 키노트 현장에서 32개 안테나를 내장한 기지국과 NI USRP RIO로 단말기를 모사한 노트북 4대 간 통신을 FD-MIMO 기술로 시연했다.
FD-MIMO는 여러 개 안테나로 데이터를 동시 송수신해 전송 효율을 향상시키는 MIMO를 발전시킨 기술이다. 전파를 무작위로 방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방향과 각도로 ‘빔포밍’해 목표 단말기에 데이터를 전송한다. 원하는 단말기 방향으로만 점 형태로 전파를 집중하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적고 전송 효율성이 우수하다.

과거에도 FD-MIMO 콘셉트를 보여줄 수 있는 채널 안테나를 보여준 적은 있지만 통신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모습을 시연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3.5㎓ 주파수 대역에서 20㎒ LTE 통신으로 작동시켰다. 발표장에서는 4개 단말기로 시연했지만 실제 실험실에서는 12개 단말기까지 기지국과 연동할 수 있으며 총 통신 대역폭 400Mbps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할당된 주파수 내에서 통신할 수 있는 초당 비트 속도가 20bps/㎐로 기존 LTE 대비 주파수 효율성을 세 배에서 다섯 배까지 개선했다는 것이다.

키노트에선 미국 댈러스에 위치한 삼성 리서치아메리카 건물 옥상에 단말기를 설치하고 건물 외부 차량에 안테나로 통신하는 모습 등도 동영상으로 선보였다.
연사로 나선 파루크 칸 삼성 리서치아메리카 연구소장은 단말기 안테나부를 손으로 가리는 동작 등으로 측정 화면에 나타나는 수신감도 변화를 보여주며 실시간 통신을 증명했다. 스마트폰 역할을 하는 4대 노트북 화면에는 각각 11Mbps~29Mbps 데이터 전송 속도와 감도, 수신 파형 등이 나타났다.
NI 통신분야 전용 그래픽 기반 설계 도구인 랩뷰 커뮤니케이션스로 프로그래밍해 개발 속도를 앞당겼다. 시연용 노트북에는 각각 NI USRP RIO가 연결돼 스마트폰 단말기로 수신하는 것과 같은 환경을 조성했다.
파루크 칸 삼성 리서치아메리카 연구소장은 “FD-MIMO를 실시간으로 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존 LTE 스펙트럼(주파수) 효율성을 3~5배 개선하는 등 5G 기술 경쟁 상황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텍사스 오스틴(미국)=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