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수출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7개월 연속 작년 대비 줄어든 가운데 하반기 남은 기간도 극적인 반전은 어려울 전망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수출은 466억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수입은 같은 기간 388억달러로 15.3% 감소했다.
우리나라 수출입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동반 하락했다. 우리 경제를 뒷받침하던 수출 부진이 심각하다. 월간 수출 감소율은 지난 5월 11.0%까지 확대됐다가 6월 2.4%로 둔화됐지만 7월 다시 3.3%로 높아졌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수출 부진은 세계 교역이 주춤한 가운데 유가 하락과 공급 과잉 여파가 크다. 7월 수출 물량은 7.8% 증가했지만 수출단가는 10.3% 내려갔다. 유가 하락으로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만 20억달러 감소했다. 두 품목을 제외하면 7월 수출은 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주력 수출 품목은 엇갈린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모바일 D램과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증가에 힘입어 작년 동기 대비 6.6% 늘었다. 선박(57.4%)과 철강(16.4%)도 증가세를 보였다.
자동차(-6.2%), 무선통신기기(-16.0%), 가전(-17.5%), 평판디스플레이(-0.3%) 수출은 작년 대비 줄었다. 신제품 출시 효과가 이어지던 무선통신기기는 전달 12.3% 증가에서 7월 16.0% 감소로 부진했다. 애플 아이폰과 중국 저가폰 인기가 지속돼 국내 전략폰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역별로는 중국, 미국, 일본, EU 등 주요 시장 수출 모두 작년 대비 줄었다. 국내 기업 해외 생산 비중이 늘면서 베트남 수출은 40% 이상 크게 증가했다.
7월 무역수지는 77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작년 동월 23억4000만달러에 비해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수출 증가가 아닌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이른바 ‘불황형 흑자’ 구조가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수출 부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 교역 감소, 유가 하락, 엔화·유로화 약세 등 부정적 대외여건이 여전해 당분간 수출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8~9월 스마트폰·자동차 신제품 추가 출시와 신흥국 스마트폰 수요 증가에 따른 반도체·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 호조가 부진 폭을 줄여줄 기대 요인이다.
산업부는 단기수출 및 수출경쟁력 강화 대책을 추진하면서 SS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같은 수출 주도품목 발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