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용 D램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해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수요가 증가하는 차세대 DDR4와 LPDDR4 D램을 비롯해 서버·모바일용 D램 비중을 늘려 성장을 도모한다.
SK하이닉스(대표 박성욱)는 지난 2분기 매출 4조6390억원, 영업이익 1조3750억원을 달성했다고 23일 밝혔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 27% 늘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4%, -13%로 줄었다.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한 것은 PC용 D램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크고 수요도 줄었기 때문이다. PC용 D램 가격이 떨어지면서 이 제품을 사용하는 일부 서버와 컨슈머 시장에 영향을 미쳐 출하량은 4% 늘었지만 전체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8% 줄었다.
D램 출하량이 증가한 것은 모바일과 서버용 D램이 효자 역할을 했다. 낸드플래시는 전 분기 대비 출하량이 8% 늘고 ASP는 6% 줄어드는 데 그쳐 전 분기 수준 가격을 유지했다. 낸드와 모바일 D램을 적층한 멀티칩패키지(MCP)는 중국 계절적 수요 증가와 대용량 수요 확대에 힘입어 전체 매출 14%를 차지하고 분기 최대 판매치를 기록하는 기록을 세웠다.
SK하이닉스는 연말에 PC 수요가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인텔 ‘스카이레이크’와 MS ‘윈도10’ 출시 효과가 전체 PC 수요를 회복시킬 정도로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는 차세대 DDR4와 모바일용 LPDDR4, 서버용 32GB 대용량 D램 모듈을 중점적으로 확대한다. 서버용 D램이 대용량화되고 모바일 D램은 LPDDR4를 중심으로 중고가 폰에 채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어 견조한 수요 증가를 예상했다.
3분기 D램 출하량은 10% 증가하고 모바일 D램 비중은 기존 30%에서 40%까지 늘릴 계획이다. 반면에 PC D램 비중은 20%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DDR3 생산 비중도 줄인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에서 대용량 낸드를 탑재하는 비중이 커지고 임베디드 멀티칩패키지(eMCP) 수요가 증가해 출하량이 10% 중반대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박래학 SK하이닉스 D램마케팅그룹장(상무)은 “SK하이닉스 LPDDR4와 DDR4 공급이 시장 대비 개발 속도가 빠르고 공급량도 앞서나갈 것”으로 예상하며 “내년 초부터 신축한 M14 라인에서 20나노 초반(2z)대 DDR4와 LPDDR4 생산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분기부터 생산한 16나노미터(㎚) 트리플레벨셀(TLC) 낸드는 연말까지 40%로 생산 비중을 확대한다. 3차원(3D) 2세대(36단) 128Gb 멀티레벨셀(MLC)은 3분기에 개발을 마치고 연내 소규모 양산을 시작한다.
곧이어 3세대(48단) TLC 낸드도 연말까지 개발을 마치고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와 낸드 기반 솔루션 전반으로 확대해 원가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다.
인명 사고로 공사기한이 길어진 M14 라인은 연말까지 장비 반입을 마치고 시험 가동에 돌입한다. 두 달가량 지연돼 D램 웨이퍼 생산이 당초 예상한 월 1만3000장 수준에서 7000~8000장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명영 재무본부장(상무)은 “기존 M10 라인 장비를 순차적으로 M14로 이전하고, M10 공간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방안”이라며 “M14 완공이 지연됐기 때문에 M10 생산을 내년까지 그대로 유지하면서 M14 생산량을 일정 수준 확보해야 새로운 사용처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D램 산업 진출에는 기술력과 진입 속도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 측은 “중국이 분명 메모리반도체 산업에 진출할 것으로는 보지만 어느 정도 기술 수준으로 진입할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일지 아직 불분명하다”며 “앞선 기술력으로 월등한 원가 경쟁력을 갖추면 시장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표.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