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듐주석산화물(ITO) 대체 소재로 국내 업체가 다년간 연구개발해 온 ‘은나노와이어(AgNW)’가 양산 단계에 진입했다. 아직 생산 물량은 적지만 상용 제품군을 늘리면서 ITO 대안 소재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 LG전자, 효성, 상보 등이 은나노와이어 전도성 필름을 개발, 생산 체제를 갖추고 양산에 들어갔다. 기존 올인원PC 외에 산업용 모니터, TV, 사이니지 등 적용 애플리케이션도 다양화됐다.
은나노와이어 필름은 기존 ITO보다 유연성이 뛰어나고 저항력이 적은데다 깨지지 않는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곡면 디스플레이 등에 최적화된 터치스크린패널(TSP)을 구현할 수 있다. 햇빛에 반사돼 뿌옇게 보이는 ‘헤이즈(Haze)’ 현상 등이 해결되면서 중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은나노와이어가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다만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여전히 ITO가 낮은 단가로 철벽 수비하고 있다. 하지만 ITO필름이 적용 가능한 크기는 최대 13인치 수준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LG전자 CEM 사업부에서 2012년 말부터 소량이지만 양산을 시작했고, 최근 올인원 PC에 이어 스마트 TV로 확대 적용을 추진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에서 은나노와이어 필름을 적용한 TV 패널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르면 올해 내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레노버, HP 등에서는 은나노와이어 필름을 적용해 제품을 계속 내놓고 있다. 국내 TSP 업체인 이노터치가 이들 업체에 물량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다.
효성은 광학 필름 전문업체 신화인터텍을 인수하면서 이 시장에 진출했다. 2년간 제품 개발을 마치고 양산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와있다.
효성보다 늦게 시장에 합류한 상보도 최근 이노터치에 은나노와이어 소재를 공급, 산업용 모니터 시장을 타깃으로 성능 테스트를 하고 있다. 양사는 게임기, 현금인출기(ATM), 포스 단말기용 터치 패널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코스모신소재, 나노픽시스 등도 양산 체제를 갖추고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제일모직과 함께 플렉시블에 적용할 수 있는 은나노와이어 TSP를 개발 중이다.
최근 애플이 12인치 신형 맥북부터 감압터치(포스 터치) 기능을 넣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은나노와이어 필름 적용 가능성이 높아 업계 기대감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올인원PC 등을 통해 은나노와이어 성능이 입증되면서 사이니지, TV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확대 적용되는 추세”라며 “다만 최근 중대형 디스플레이 시장 성장 자체가 둔화되면서 단기간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