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폭염으로 대상포진이 유행이라고 한다. 대상포진은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으로 수포를 동반한 발진이 몸의 한 쪽에, 주로 줄무늬 모양으로 나타난다. 수두를 일으키기도 하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ZV)에 의한 것이다.
바이러스가 아무런 증상 없이 신경 세포 등에 숨어 있다가 수년, 혹은 수십 년 뒤 세포막을 깨고 나와 신경 섬유를 따라 이동해 발병한다. 보통 뾰루지는 2~4주 후에 낫지만 일부는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신경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나 과로 등으로 면역력이 약화되면 발병한다. 요즘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 전체가 대상포진에 걸린 것처럼 보인다.
수출과 내수 등 경제상황은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조차 기대만큼 실적을 내지 못했다. 중소기업 사정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가계부채도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메르스와 가뭄에 스트레스 종류도 가지가지다.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연일 치고받고 싸움질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물론이고 여야 모두 계파 간 갈등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경제나 민생법안이 뒤로 밀린 건 이제 더는 새삼스럽지도 않다.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인사도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달은 지 오래다. 조직이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다. 메르스 사태 정부 대응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언제까지 이런 국가적 혼란이 이어질까. 바라보는 국민이나 기업이 받는 스트레스는 한계치를 향해 치닫는다.
이런 국가 스트레스가 대상포진처럼 우리 사회의 약한 부분을 언제 뚫고 나올지 모른다. 그리스 사태 등 대외여건은 하루가 다르게 급박하게 돌아간다. 대처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언제까지 국민과 기업이 정치나 정부의 능력 없는 행태를 지켜봐야 할까. 이제 그만 좀 하자.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