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블라인드 공동 설문조사]은행원들, "핀테크 별 관심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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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행원 10명 중 6명은 핀테크에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테크 산업이 활성화되면 행원 업무가 크게 줄어든다는 우려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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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익명 SNS 블라인드

전자신문은 지난달 24일부터 9일간 직장인 익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블라인드’와 함께 은행원 133명 대상으로 핀테크 관련 설문을 조사했다.

블라인드에서 운영하는 ‘은행라운지’는 인증을 거쳐 은행원만 접속 가능한 공간이다. 현재 한국은행,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을 포함한 17곳 은행원이 매일 방문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는 익명 커뮤니티로 유명하다.

설문조사에 응한 전체 은행원 133명 중 95% 이상은 ‘핀테크’를 들어봤다고 대답했다. 핀테크를 들어봤다는 은행원 약 60%(76명)는 ‘정부에서 핀테크 산업에 힘을 싣고 있지만 실제로 업무에서 체감하는 것은 별로 없다’고 답했다.

응답자 28%(35명)만 ‘혁신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의사를 표현했다. 그 밖에 ‘내 업무와 관련 없고 별 관심이 없다’는 응답과 ‘변화가 부담스럽고 전반적으로 핀테크에 부정적’이라는 대답이 각각 전체 6%(8명)씩 차지했다.

시중은행 한 은행원은 “본점에서는 핀테크에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지점에서는 항상 해온 업무의 연장일 뿐 새로운 변화가 느껴지는 건 거의 없다”며 “핀테크는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것이고 어느 정도 재산이 많은 중장년층은 여전히 인터넷 뱅킹도 이용 안 하고 직접 은행에 방문해 은행원을 찾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핀테크가 향후 본인 업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 하느냐는 질문에는 절반(63명)이 ‘향후 은행원 수요가 줄어들 것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다른 은행원은 “현금자동입출기(ATM) 등장 이후 수십년간 은행원 수가 줄어든 것처럼 핀테크로 은행원이 감소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응답자 31%는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서 은행 내 새로운 부서 및 업무가 생기는 것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기타 응답에서는 ‘대포 통장이 대거 등장할 것’ ‘이미 은행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일 뿐’ ‘더 많은 업무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핀테크 열풍을 타고 은행이 개혁될 것인가’ 질문에선 10명 중 5명(51%)이 ‘약간의 변화가 있겠지만 근본적인 은행 입지와 속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은행원 다수가 핀테크로 인한 은행 혁신에 회의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응답자 9%는 “핀테크 열풍은 단지 열풍으로 그칠 것이고 변화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전자신문-블라인드 공동 설문조사]은행원들, "핀테크 별 관심 없어요"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