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우리 소재부품 제3위 수출 시장으로 올라섰다. 글로벌밸류체인(GVC) 변화에 대응하는 맞춤형 수출 확대 전략이 요구된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반기 소재부품 수출은 134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했다. 수입은 2.6% 감소한 809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역흑자는 533억달러로 같은 기간 28억달러 늘어났다.
소재부품은 세계 경제 둔화와 저유가·엔저에도 수출과 무역흑자 모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상반기 5.0% 감소하면서 소재부품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소재부품이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9%로 절반에 근접했다.
상반기 소재부품 수출에서 베트남이 주요 시장으로 부상했다. 베트남은 국가별 수출 비중에서 일본·홍콩을 제치고 처음 3위에 올랐다. 베트남 수출 비중은 6.3%로 2014년 상반기 4.3%, 하반기 4.7%보다 2%P 가량 상승했다.
베트남 수출 확대는 삼성전자·LG전자·두산중공업 등 한국 대기업이 현지 생산거점과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베트남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나라는 한국이다. 우리 대기업 베트남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소재부품 공급량이 함께 증가했다.
GVC에서 베트남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지면서 과제도 드러났다. 우리 기업이 베트남에 수출하는 소재부품은 대부분 같은 한국 기업에 공급된다. 지리적으로는 수출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국내 기업 간 교역이다. 한국 제조기업 해외 생산이 확대되지 않았으면 수출로 잡히지 않았을 물량이다.
현실적으로 한국 제조기업 대규모 국내 복귀가 어려운 만큼 베트남을 수출 거점으로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제조기업 상당수가 베트남에 생산기반을 구축했다. 국내 소재부품업체가 베트남 내 한국 기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과 현지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는 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이에 맞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활용을 극대화하는 작업도 수반돼야 한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중국 시장 공략도 소재부품 수출 확대 관건으로 꼽힌다. 중국은 여전히 우리의 제1위 수출 시장이다. 상반기 중국 수출액은 467억1000만달러로 34.8%를 차지했다.
소재부품 산업 고질적 과제인 대일본 적자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상반기 대일 적자는 7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 줄었다. 대일 수입 의존도도 16.9%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용래 산업부 소재부품산업정책관은 “소재부품산업 육성을 위해 선도형 기술개발 전략을 강화하고 산업 생태계를 고려한 맞춤형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표]국가별 소재부품 수출 비중 추이 (단위:%)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