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과 정부가 출자해 지난 2010년 조성한 반도체펀드가 평균 의무 투자율 100%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펀드는 대부분 투자를 완료해 올해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새로운 펀드 조성에 나선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총 1350억원 규모로 꾸린 반도체펀드 중 의무투자금 920억원 평균 의무 투자율이 10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펀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과 정부 자금을 합쳐 조성했다. 반도체 장비와 시스템반도체 분야 중소기업을 지원·육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총 1350억원 중 920억원을 반도체 분야에 의무 투자해야 한다.
총 8곳 투자 운용사가 8개 펀드를 만들어 투자했다. 참여 운용사는 △제이앤티인베스트먼트(2010.10~2014.10) △에스브이인베스트먼트(2010.6~2014.6) △대신증권아주아이비투자(2011.3~2014.3) △서울투자파트너스(2011.5~2015.5) △티에스인베스트먼트(2011.11~2015.11) △IMM인베스트먼트(2011.11~2014.5) △엘앤에스벤처캐피탈(2011.10~2015.10) △케이티캐피탈(2012.8~2016.8)로 각각 장비, 시스템반도체, 부분품, 서비스 분야에 투자했다.
투자 내역을 살펴보면 각 운용사는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새로운 분야에 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받은 기업은 40여곳이다.
우선 기술 난이도가 높은 SSD 컨트롤러를 개발하는 한 팹리스 기업은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투자를 받았다. 플래시메모리 컨트롤러를 개발하는 팹리스 기업도 2014년 투자를 받았다.
실리콘튜너칩을 국산화한 신생 팹리스 기업은 2013년 반도체펀드 투자에 힘입어 제품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다. 실리콘튜너칩은 실리콘랩스 등 일부 해외 대형 반도체 기업이 독식하다시피 할 정도로 기술 난이도가 높아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분야다.
갈륨나이트라이드(GaN) 웨이퍼를 개발하는 재료기업도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투자를 받았다. 이 외에 반도체 식각·박리 등 장비 기업과 팹리스 기업이 반도체펀드 지원을 받아 제품을 개발했다.
운용펀드 중에서는 IMM인베스트먼트가 의무 투자비 90억원에 총 178억원을 투자해 의무 투자비율 198%로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투자파트너스는 의무 투자금 60억원에 70억원을 투자해 117%를 기록했다.
반도체펀드는 4년 투자 3년 회수 기간을 거친다. 이에 따라 2014년까지 투자한 금액에 대해 향후 3년간 회수하게 된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450억원 중 약 60억원을 회수해 배분했다.
정부와 민간은 2호 반도체펀드 출범을 준비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2호 반도체펀드를 구성하기 위해 참여할 민간 기업을 구성하고 실무위원을 두는 등 2호 펀드 출범 준비를 마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표. 1호 반도체펀드 투자 내역 (자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