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강화유리 가공 사업에 뛰어들었던 LG전자가 최근 사업 추진 전략을 일부 변경했다. 전체 가공 공정을 독자적으로 하지 않고 유리를 절단하는 등 작업은 외부업체에 아웃소싱 맡기는 방식을 택했다. 비용 절감과 투자 효율성 등을 높이기 위해서다.
LG전자가 최근 디스플레이 패널용 강화유리 원장에다 테두리(선)를 인쇄한 뒤 외주 업체에 전달해 가공하는 하이브리드 생산 방식을 택했다.
일반적으로 강화유리 가공 사업은 각종 버튼이 위치할 자리를 모양에 맞게 뚫고 다듬는 컴퓨터수치제어(CNC) 절삭 공정과 연마, 화학 강화, 세정, 검사 단계 등을 거친다. LG전자는 일련의 가공 공정을 모두 직접 수행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CNC, 화학 강화 작업을 하지 않고 원장에다 바로 모양을 인쇄, 외주 업체에 넘기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외주 업체는 LG전자로부터 모양이 새겨진 유리 기판을 받아 PR(Photo Resist) 도포한 뒤 에칭 공정을 거쳐 절단한 후 다시 LG전자에 공급하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LG전자가 추진하는 것은 저가 커버글라스 제품 생산에서 많이 택하는 방식이어서 커버글라스 가공 능력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이 주목받으면서 강화유리 가공능력도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전체 수율을 좌우할 정도로 어려운 공정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올 초 구본준 부회장 직속으로 관련 전담조직도 신설하며 관련 사업을 준비했다.
일각에서는 6월 말까지 생산설비를 모두 갖추고 가공 사업에 본격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으나 LG전자가 별 움직임이 없자 아예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LG전자 측은 “사업 중단은 말도 안 된다”며 “현재 강화유리 가공 사업 추진에 이상 없다”고 답하고 하이브리드 생산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강화유리 가공 시장은 비엘(BIEL), 렌즈테크놀로지 등 중국 업체가 값싼 인건비를 활용해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