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경제성장률…2%대 추락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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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3.1%로 하향 조정했지만 이미 안팎에서는 2%대 추락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정부 바람대로 3%대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확산되는 불안 심리를 차단하는 게 시급하다.

당초 정부는 1분기가 지나면서 경제 관련 긍정적 신호를 내보냈다. 지난해 말 부진에서 벗어나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불식간에 터진 ‘메르스 사태’가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내수 소비와 서비스업이 급속도로 위축된 탓에 지금까지만 놓고 봐도 이미 한 달에 가까운 시간을 놓쳐버렸다.

국내 경제여건은 긍정보다는 부정적 요인이 더 많이 눈에 들어온다. 메르스 영향으로 2분기 성장세가 당초 예상치를 밑돌 전망이다. 상반기 내내 수출 부진이 이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교역 성장률을 5.3%에서 3.7%로 낮췄다.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그리스 경제불안도 위험요인이다. 만에 하나 메르스 사태가 3분기까지 이어지면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는다.

정부는 이 같은 변수를 종합해 경제성장률을 3.8%에서 3.1%로 내렸다. 상방요인이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분야별로 민간소비 증가율은 2.1%로 예상됐다. 부동산시장 정상화, 자동차 등 신제품 출시에 따른 교체수요 증가와 메르스 종료 후 소비심리 회복이 기대요인이다. 노후 불안에 기인한 고령층 평균 소비성향 감소와 가계부채는 제약요인이다.

설비투자는 5.6% 증가할 전망이다. 정보기술(IT) 부문 등 주요 기업 대규모 투자가 하반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개발(R&D)·소프트웨어(SW) 등을 포함한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5%대 성장이 점쳐졌다. R&D는 정부 예산 증가와 기업실적 호전, SW는 사물인터넷·빅데이터 등 유망 기술 수요 확대에 힘입어 각각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연간 고용률과 실업률은 각각 66.0%와 3.5%로 점쳐졌다. 고용률은 지난해보다 개선되고, 실업률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부진했던 무역은 하반기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전체적으로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통관 수출과 수입은 전년 대비 각각 1.5%, 7.0%씩 줄어든다.

유가하락으로 상품수지 흑자 폭은 확대된다. 올해 경상수지는 지난해 892억달러에서 94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경제 관련해 여러 요인이 교차하는 가운데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KIET) 등 국책연구기관이 바라보는 경제는 좋지 않은 편이다. KDI는 3% 성장을 예상하면서도 구조개혁 성공, 세수결손 미발생 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2%대 성장률이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KIET는 전반적 수출 부진과 내수 증가세 미흡 등을 이유로 2.9% 성장률을 제시했다.

기댈 곳은 추경이다. 정부가 밝힌 경기보강 대책이 제몫을 하면 극적 반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완만한 회복을 노려볼 만하다. 수출 감소를 야기한 저유가가 중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정부가 올해 경제를 ‘상저하고’ 흐름으로 예상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반기 재정보강 정책효과와 세계 경제 개선 등으로 성장 모멘텀을 다시 회복한다는 게 정부 전망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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