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는 각종 운용체계(OS)와 플랫폼, 프로그램 등의 총합이다. 물리적 실체인 하드웨어(HW)를 가동하는 ‘정신’에 해당한다. 컴퓨터 등장과 인터넷 혁명에 이어 스마트폰 빅뱅에 이르기까지 혁신의 동력은 바로 SW였다. SW는 자동차 산업 판도마저 뿌리부터 바꿀 기세다. 단순 이동수단에 불과하던 자동차가 전기·전자 및 ICT와 융합하면서 자동차를 작동시키는 SW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SW 중요성에 일찍이 눈을 뜬 선진 자동차 및 부품 업체는 SW 역량 강화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 콘티넨탈이 차량용 SW 업체 일렉트로비트를 인수하면서 ‘콘티넨탈 역사에 가장 중요한 날’이라고 설파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전장 부품은 차량의 절반을 넘는다. 이는 SW로 작동시켜야 할 HW가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부 이동통신망과 연계해 편의성과 안전을 향상시키는 커넥티드카는 시작에 불과하다. 2020년을 전후해 폭발적으로 증가할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SW 경쟁력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 레이더와 카메라 등 각종 센서로 수집하는 수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해석해 상황을 판단하고 각종 제어 명령을 내려야 한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HW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외형상으로는 세계 5위다. 하지만 SW 경쟁력도 그에 상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스마트 혁명에 미리 대비하지 못해 수년을 까먹은 국내 휴대폰 업체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그 중심에 SW가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명제는 자동차 SW에서도 유효하다. 경쟁자들이 너무 빠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전자자동차산업부 차장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