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 1호선 무선설비 구매 설치 사업이 유찰됐다. 해당 사업은 우리나라가 개발한 철도통합무선망(LTE-R)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사례이면서 국가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어 업계 관심이 뜨거웠다. 유찰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부산지하철 1호선 1차 무선설비 구매 설치 사업 입찰을 마감한 결과 SK텔레콤만 제안서를 제출해 입찰이 무산됐다. 이동통신사를 비롯해 주요 IT서비스 업체, 통신장비 업계가 눈독을 들이던 사업이라 의외라는 반응이다.
업계는 이번 입찰에 삼성SDS, 현대정보기술, SK텔레콤 등 3개 업체가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삼성SDS는 다양한 철도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낙찰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삼성SDS 측은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며 “향후 재입찰에 응할지도 현재로서는 말해줄 수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당황스러운 것은 발주처인 부산교통공사다. 관심이 높았던 만큼 여러 업체가 참여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재난망과 중복 투자 이슈로 오랫동안 지연된 사업이 다시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봉식 부산교통공사 차장은 “일이 빨리 진행돼야 할 텐데 유찰이 돼서 우리도 난감하다. 이유를 파악 중”이라며 “바로 재입찰 공고를 내서 10일 내로 입찰을 마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지하철 1호선 무선설비 구매 설치 사업은 신규 6개 구간을 포함한 41㎞ 전체 구간에 LTE-R 기반 무선통신망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LTE-R는 재난망 요구 37개 사항을 대부분 충족하고 향후 재난망과 철도망이 연계될 예정이어서 여러 업체가 사업 참여 의지를 내비췄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