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방안을 발표했지만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의 자리를 누가 차지 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서로 눈치 보기만 급급해 7월 이후 정부 당국에서 인가 매뉴얼이 나와야 정확한 추이를 판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업계에서는 은행업 진출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얻고자 많은 회사가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할 것이고 봐왔다. 특히 증권업에서는 IT특화 증권사인 키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뿐만 아니라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KDB대우증권 등이 조명 받았다.
현재 대외적으로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2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준비를 위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상설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IT특화 증권사인 키움증권이나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미래에셋이 먼저 치고 나온 셈이다.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미래에셋증권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을 환영 한다”며 “ICT기업 등 혁신성 있는 파트너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안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적극 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초부터 TF팀을 구성해서 꾸준히 준비해오던 키움증권은 7월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이미 TF팀을 구성해 해외 사례나 국내 사례에 대해 검토했다”며 “다만 7월 발표될 인가 매뉴얼을 본 이후 시범사업인 1단계나 은행업법이 개정된 이후인 2단계에 참여할 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키움증권처럼 7월 이후 발표를 보고 향후 전략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관계자는 “7월에 정확한 세부 가이드라인이 나온 이후 전략을 세울 것”이라며 “다만 단독 진출이 아닌 IT업계와의 컨소시엄 구성안만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KDB대우증권과 대신증권도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을 기울여 왔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진 않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1월부터 핀테크 TF팀을 구성했지만 현재는 시장의 추이를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또 금융IT의 대표 강자인 대신증권도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에 대해서 현재 내부 논의 중이라고만 밝혔다.
이들이 이처럼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장규모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많은 기업들이 시장에 참여할 경우 별다른 이익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신사업을 추진할 경우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slle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