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1일 국내 개봉하는 하반기 극장가 기대작 ‘쥬라기월드’와 함께 마케팅에 나선다. 삼성은 과거 삼성영상사업단을 통해 영화를 만든 경험이 있어 콘텐츠 이용한 제품·브랜드 홍보 노하우가 풍부하다. 어벤져스에 이어 콘텐츠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극장가에서 삼성의 ‘쥬라기월드’ 몰이가 시작됐다. 9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시어터’ 시사회 행사장에 55인치 SUHD TV 6대로 디스플레이를 구성, 영화 주요 장면과 인물을 소개했다. 영화 뒤 이어진 파티에는 ‘삼성 체험존’을 꾸며 SUHD TV 화질을 시연했다.
영화 속에서도 ‘삼성’ 브랜드와 제품을 만날 수 있다. 극 중 테마파크 방문객 센터 이름이 ‘삼성 이노베이션 센터’로 명명됐다. 모바일 기기,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등 제품도 삼성 브랜드를 달고 등장한다.
유통망에서는 지난 1일부터 500여개 미국 베스트바이 매장 내 SUHD TV에서 영화 예고편을 상영하는 등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후원은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과 영화사 유니버설 픽처스 간 계약에 의해 이뤄졌다.
삼성 콘텐츠 연계 마케팅은 1999년 영화 ‘쉬리’ 성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영상사업단은 외환위기 속 구조조정에 따라 해체가 결정됐지만 쉬리에 31억원을 투자, 80억여원 순수익을 남겼다.
영화 성공을 위한 삼성 지원은 컸다. 과천 삼성SDS 데이터센터 등 계열사 건물이 촬영장소로 쓰였고 삼성화재 소속 헬기를 직접 띄워 요원낙하와 같은 액션 신 촬영에 활용했다. 영화 성공이 삼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컸다. 자연스레 삼성 로고가 영화에 오래 노출됐다.
흥행 직후 삼성경제연구소는 성공요인으로 △흥미 있는 시나리오 구성 △과감한 투자결정 △구성원 열정 △흥행에 충실한 기획·제작 △완벽한 마케팅 전략을 꼽았다. 재계는 삼성이 쉬리 성공 교훈을 바탕으로 전문 경영인에게 경영 전권을 맡기는 ‘시스템 경영’ 등 21세기 그룹운영 기초를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삼성 콘텐츠 마케팅은 세계로 뻗어나간다. 2009년 영화 ‘오션스13’에서는 삼성 휴대폰을 원하는 주인공의 제품을 구하는 여정이 그려졌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 볼링을 쳤다”는 과감한 대사도 쓰였다. 매트릭스, 스파이더맨 등 할리우드 대작에서 결혼이야기 등 국내 작품까지 삼성은 콘텐츠 마케팅을 아끼지 않았다.
콘텐츠 마케팅은 단순 브랜드 노출뿐만 아니라 의도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됐다. 올 초 백악관을 배경으로 한 미국 넷플릭스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3’에 등장한 갤럭시 스마트폰과 갤럭시탭 태블릿PC는 삼성 제품의 미국 내 보안인증을 우회적으로 알렸다. 이 드라마는 철저한 사실 고증으로 유명하다.
개인 미디어 확산과 같은 변화하는 업계 환경에도 빠르게 대응했다. 직접 웹드라마 등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SNS로 배포해 대중과 소통한다. 삼성영상사업단 해체로 직접 제작은 하지 않지만 후원을 통해 콘텐츠를 이용한 브랜드 홍보는 강화해왔다.
프랭크 마셜 쥬라기 월드 제작자는 “‘삼성’ 브랜드 자체가 바로 영화 스토리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영화팬들이 실제로 경험하는 듯한 생동감을 줄 수 있도록 극중 테마 파크를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고 영화 속 삼성 비중을 강조했다.
홍원표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도 “삼성전자 혁신 기술과 유니버설 픽처스의 창의적 스토리를 결합해 소비자들에게 더 큰 기쁨을 줄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