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시대, 제조업 중국산 역습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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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희 산업부 통상차관보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합동브리핑에서 FTA 보완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한 · 중 FTA 발효 후 국내 제조업 생산 변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시대 개막을 앞두고 제조업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 역습에 관한 우려가 높다. 정부는 중국산 저가 제품 범람으로 인한 중소 제조업 피해를 막기 위해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고 고부가가치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정부가 최근 실시한 한·중 FTA 영향평가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생산액은 FTA 발효 10년이 지난 후에야 늘어날 전망이다. 첫 5년간은 7019억원(이하 연평균 기준), 10년간은 4687억원 규모 생산액 감소가 예상된다. 15년 뒤에야 6034억원 규모 생산액 증가가 기대된다.

한·중 FTA 발효 후 10년간 GDP가 0.96%(누적기준) 증가하고 소비자후생이 146억달러가량 증가하는 거시경제 효과와 상반된다.

초기 생산액 감소는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저가 제품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체가 저가 케이블과 저성능 센서 등 범용 제품은 국내 생산을 줄이고 중국산을 가져다 쓰는 경향이 심화될 전망이다.

국내 중소 제조기업은 범용 제품 생산비중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또는 특화형 제품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시급하다. 중소기업이 단기간에 주력 제품을 바꾸거나 기술력을 높이기 어려운만큼 이를 지원하는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

정부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중소 제조기업에 사업전환과 긴급경영안정자금 용도로 투·융자금 3100억원을 지원한다. 생산성 향상 시설 도입 등 경쟁력 강화 지원에도 같은 기간 3000억원을 투입한다.

고부가가치화 차원에서 핵심 기술 연구개발(R&D) 지원을 강화한다. LCD패널·대형냉장고·이차전지 등 우리 제조업 주력품목의 대중국 수출 관세인하 효과는 5~10년이 지나서야 나타난다. 그 사이 중국은 기술력을 높여 한국 기업을 따라온다. 한발 앞선 기술 개발로 중국과 격차를 유지해야 한다.

정부는 이차전지 핵심 소재 상용화를 지원한다. 국내 생활가전 소재·부품 기술 개발로 중저가 수입가전 대비 차별화를 꾀한다. 한·중 FTA에 포함되지 않은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선제 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중국 제조업 공세 우려와 관련 “FTA는 무역과 수출을 늘리는 효과도 있지만 국내 산업에 경쟁을 도입해 고부가가치 쪽으로 전환시키는 측면도 있다”며 산업경쟁력 강화 지원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지난 5일 정부는 한국과 중국·베트남·뉴질랜드 간 3개 FTA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는 3개 FTA가 발효일 기준으로 관세인하를 시작하는 방식인만큼 연내 발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표]한·중 FTA 발효 후 국내 제조업 생산 변화> 단위:억원(연평균 기준)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한중 FTA 시대, 제조업 중국산 역습 막아라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