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를 읽으며 중국 역사뿐 아니라 사마천의 의지를 읽습니다. 뜻하는 바를 이루고자 치욕스러운 시절을 견뎠던 한 개인의 강한 의지를 생각합니다.”
정철화 엠플러스소프트 대표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창업해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며 “사기를 보며 혼란했던 춘추전국 시대 인물들에게서 삶의 지혜를 배우고 또 사마천의 강력한 의지를 읽는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1세대 게임개발자다. 1995년 미리내소프트웨어에 입사해 올해로 만 20년째 게임산업에 투신했다. 네오위즈CRS, CJIG, 상상게임즈 등에서 대표를 맡으며 회사를 경영했지만 창업은 엠플러스소프트가 처음이다.
엠플러스소프트는 2014년 2월 창립 이후 개발에 속도를 내 모바일게임 ‘히어로즈킹덤’을 개발했다. NHN엔터테인먼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상반기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약탈전’ 등 차별화 콘텐츠를 준비했다.
정 대표는 “같이 하는 멤버에게도 안정적인 환경을 담보해야하는 등 40대에 창업을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며 “무엇인가 이루려할 때는 의지가 행동이 돼야 하고 행동은 노력으로 꾸준하게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사기’를 읽는 이유다.
사기에서 현실적 조언도 얻는다. 정 대표는 “사기는 합종연횡, 각개격파 등 중국의 혼란했던 시대, 나라와 개인이 취했던 행동과 그에 따른 결과를 자세하게 썼다”며 “이를 현실에 투영해보면 현재와 사기의 교집합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사기에서 ‘사위지기자사 여위열기자용(士爲知己者死 女爲悅己者容)’이라는 문장이 주는 울림이 크다고 말했다. 풀어보면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위해 얼굴을 가꾼다”는 뜻이다.
그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신뢰하는 것이 게임개발의 첫 걸음이라고 힘 줘 말했다. 엠플러스 경영에서도 신뢰를 가장 먼저 내세운다.
“게임개발은 팀워크가 기초입니다. 서로 역량을 신뢰하는 것이 자산이죠. 내가 상대를 알아주면 상대도 거기에 상응해 반응하게 됩니다. 신뢰는 가장 기본적인 접근이지만 성공의 필수조건입니다. 창업을 하거나 게임을 만들 때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멤버가 서로 역량을 믿고 회사 구성원이 신뢰를 가져야 비로소 게임을 완성 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 집니다.”
정 대표는 40대·1세대 게임개발자로 후배들에게 꾸준하게 게임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걸어 온 길이 한국 게임산업의 역사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게임을 만들고 출시하는 것이 다음 세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목표는 죽을 때까지 플랫폼이나 트렌드 변화에 뒤쳐지지 않고 계속 게임을 만드는 겁니다. 100년 뒤에도 존재하는 개발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