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납축전지 분야 1위 기업 세방전지가 에너지저장장치(ESS)시장 출사표를 던졌다. 후발주자지만 다양한 배터리를 담을 수 있는 특화기술 확보가 핵심이다. 발 빠른 시장선점이 예상된다.
세방전지(대표 박광희)는 배터리 리튬인산철(LFP)·니켈수소(NiMH)·납축(Pb) 이차전지를 각각 채택한 중대형 ESS 완제품 개발을 마치고 국내외 시장에 진출한다고 25일 밝혔다. 국내 기업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 유력 배터리 방식을 수용할 수 있는 플랫폼 전략이 눈에 띈다.
회사는 리튬인산철·니켈수소·납축 이차전지 생산체계를 각각 완료했다. ESS 핵심장치인 전력변환장치(PCS)와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은 제품 영역별로 전문 업체와 공동 개발했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심한 리튬이온 전지용 ESS 시장을 우회하고, 배터리 다양성 확보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세계 ESS 시장은 단순히 전기를 저장해 놓았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형태에서 전력 주파수조정(FR), 신재생에너지 연계, 가정·상업용 분산전원용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설치 환경에 따라 안전성과 가격경쟁력을 고려한 시장 수요가 늘고 있다.
세방전지 리튬인산철, 니켈수소, 납축전지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최소 20% 이상 저렴하고, 폭발위험 등 안전성도 뛰어나다. 에너지 밀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동남아나 아프리카 지역 개발도상국에서 최근 미국과 유럽 등에까지 수요가 늘고 있다.
수백Wh급 소형 제품부터 소형 제품을 병렬로 연결해 저장용량을 확대한 수십 ㎿h급 제품까지 다양하다. 가정용 제품은 물론이고 송배전용 대용량 ESS 시장 요구에도 대응할 수 있다.
박광희 세방전지 관리부문 대표는 “그동안 세계 ESS 시장 관심은 리튬이온 배터리에 집중됐지만, 최근 에너지 선진국 중심으로 다양한 전지를 채택한 시장이 크게 늘고 있다”며 “60여년간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축전지나 리튬전지·니켈수소전지 등 다양한 솔루션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방전지는 130여개 국가에 배터리를 수출하며 지난해 판매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6위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폴크스바겐과 BMW, 일본 전동 지게차 기업에도 자동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표. 세방전지 ESS용 배터리 유형별 장단점/자료:업계 종합>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