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소프트웨어 분할발주 사업 추진 방안 구체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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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기업 성장 과정에서 확인했듯이 소프트웨어(SW) 산업은 창의성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단기간에 글로벌 사업화가 가능하고 경제적 파급효과는 크다. 그리고 젊은이가 파고들기에 적합한 산업 분야다. SW 산업 부가가치율은 50% 정도다. 이는 제조업의 2.3배에 이르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취업 유발계수도 12.5명으로 제조업의 1.4배다. 최근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청년실업을 줄이는 데 다른 산업보다 효과적이다.

현 정부는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SW 산업은 창의 인재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타 분야와 융합해 신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경제 실현 핵심수단’이고 ‘창조경제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은 모든 사업을 엮어주는 접착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SW 산업 발전에 역점을 두고 추진한다. 이는 토목 사업으로 대변되는 하드웨어 사업에 치중했던 이명박정부의 국가 운영 전략과 크게 대비되는 SW 중심적 접근이다.

현재 미국의 중요한 먹거리 중 하나는 인터넷 응용 기술,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 SNS 기술, 빅 데이터 기술 등 SW 산업이다. 우리 정부도 미래 성장 동력으로 SW 산업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고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ICT 특별법)’ ‘SW 산업진흥법’ ‘SW 제값 주고받기’ ‘청소년 SW 교육 의무화 정책’ 등 SW 산업 활성화 방안 다각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현업에서 활동하는 SW 개발자와 대화해 보면 프로젝트 일정 때문에 야근이 다반사인 직업적 어려움을 토로하는 일이 많다. 발주기관의 잦은 과업 변경과 부당한 하도급, 가격 후려치기 등으로 애로사항을 토로하는 일도 많다. 국내 SW 개발 종사자는 그들이 하는 업무 강도에 비해 보수가 낮고 사회적 대우가 낮은 편이다.

이러한 결과로 취업을 앞둔 학생들과 면담해 보면 SW 개발자를 3D 직군으로 여기는 때가 다수다. 결과적으로 국내 대기업을 포함한 다수 기업에서 SW 기술 인력 필요성은 지대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인력 공급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화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SW 산업 활성화 방안 수립과 이행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SW 산업으로 미래 세대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SW 산업을 좋은 일자리로 인식할 수 있는 기술자 우대문화 조성 등이 보완돼야 한다.

최근 조달청에서 SW 개발업체가 공공기관으로부터 받는 ‘갑질’ 횡포를 방지하기 위해 SW 사업 분할 발주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그동안은 SW 개발 사업자가 분석, 설계, 구현 전 과정을 일괄 수행했으나 SW 사업 분할 발주 정책은 분석·설계 단계와 구현 단계를 분할 발주해서 만약 설계서가 변경되면 계약 조건에 따라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는 정책이다. 우정사업본부 보험고객 정보통합구축 사업 등 3개 공공정보화 분야에 우선 시범 실시한 후에 2017년부터 30억원 이상 모든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SW 업계의 숙원인 ‘SW 제값 주고받기’ 실현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우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SW 분할 발주 정책은 그동안 사업 진행 과정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요구사항 추가, 변경 등 추가 업무를 대가 없이 수행해야 하는 SW 개발 사업자를 보호한다는 점에서 타당하지만 현재 구체적인 추진 방안은 미흡한 상태여서 분석·설계 단계 사업자와 구현 단계 사업자 간 의사소통 문제 발생으로 SW 개발 사업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할 개연성이 크다.

성공적인 SW 사업 분할 발주 정책이 되기 위해 정책 시행 전에 분석·설계 산출물 표준화가 필요하고 산출물 상세화 정도를 놓고 SW 개발 사업자, 감리회사 등 이해 관계자 협의를 거쳐 이행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 그래야 설계 사업자와 구현 사업자가 무리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현 정부의 SW 산업 관심 강화로 SW 산업에 정책적 지원은 과거에 비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미국 애플,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은 다양한 SW 산업 성공 사례가 국내 기업에서 다수 출현해 SW 산업이 미래 한국 경제 발전의 핵심 축이 되기를 기대한다.

최대영 유한대 경영정보과 교수 dychoi@yuha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