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성능 개선은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열쇠다.
자동차 성능은 소재기술과 관련 깊다. 자동차에는 2만여개에 달하는 부품이 들어간다. 각 부품 개발과 가공은 소재에서 시작해 소재로 끝난다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자동차는 무게를 줄이면 연비가 높아진다. 연비 향상은 친환경으로 이어진다. 2만여개 부품 중 단 몇백 개, 아니 몇십 개만 바꿔도 무게가 확 달라진다. 자동차 무게 10%를 줄이면 연비는 6%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비 향상과 관련해 주목받는 소재가 경량금속이다. 경량금속은 금속 중에서 상대적으로 가벼운 금속 소재를 말한다.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타이타늄 등이 대표적이다.
가장 먼저 실용화된 소재는 알루미늄이다. 자전거에서 항공기로, 최근에는 차량용 경량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마그네슘은 알루미늄보다 30~40% 더 가볍다. 반면에 불에 약하고 가루 상태에서는 폭발 위험이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 과거 육불화황과 베릴륨을 사용해 산화를 억제하는 기술이 나왔다. 하지만 육불화황은 대표적 온실가스이다. 베릴륨 또한 발암물질로 규정돼 있다.
최근 마그네슘에 칼슘(Ca)을 추가해 폭발 가능성을 낮추고 난연성까지 확보한 기술이 나왔다. 그러나 이 기술로 만든 소재는 기계적 특성이 현격히 낮아 실용화되지 못했다.
유봉선·김영민 재료연구소 박사팀은 마그네슘에 칼슘과 이트륨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고특성 난연성 마그네슘 합금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환경 오염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마그네슘이 갖는 난연성과 기계적 특성을 모두 살렸다.
유 박사팀은 칼슘 대체 물질을 찾고자 실험을 수 없이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난연성 확보에 뛰어난 칼슘 양은 줄이고, 칼슘보다 난연성 확보 후순위였던 이트륨을 소량 첨가했다. 그 결과 칼슘만 사용했을 때 나타난 기계적 특성 저하는 사라졌다. 화재나 폭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난연성도 확보했다. 기존 대비 인장강도도 높게 나타났다.
현재 재료연구소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철도 차량용 융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차량 부품과 소재 국산화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토대다.
김형욱·어광준 재료연구소 금속재료연구본부 박사팀은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자동차 열교환기용 알루미늄 클래드 판재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알루미늄 클래드 판재는 열교환기를 만들 때 알루미늄 튜브와 방열판을 브레이징(Brazing) 공법으로 붙이는 데 사용한다.
김 박사팀은 판재 강도를 높이기 위해 합금 성분에 변화를 주고 공정도 개선했다. 강도가 높은 알루미늄과 망간을 조합해 알루미늄-망간(Al-Mn) 합금을 개발했고, 새로운 공정인 박판연속주조와 압연접합기술을 적용했다.
관련 업계는 이 기술이 차량용 열교환기 경량화나 소형화에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향후 열교환기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