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 ‘그래핀’, 특수 시장 중심으로 상용화 문턱 넘어선다

업계 "연내 적용 제품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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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업이 ‘그래핀(Graphene)’ 응용 제품 개발에 나섰다. 초기 단계라 생산 비용이 높은 만큼 의료·군사용 등 특수 시장을 중심으로 검증이 시작됐다. 정부도 그래핀 조기 상용화 지원한다.

그래핀 조기 상용화에 나서고 있는 기업은 일부 대기업과 의료 분야 전문업체 등이다. 이들은 실용 제품을 검증하고 있다. 지난 1~2년간 원재료에서부터 합성 기술, 관련 장비까지 상용 기술 개발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2년 전부터 업계가 그래핀 상업화 연구에 매진하면서 산학연에서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며 “여러 업체에서 소규모 샘플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 조만간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해성디에스가 최근 대면적 그래핀 개발에 성공하면서 터치스크린패널(TSP) 업계도 전도성 필름 인듐주석산화물(ITO)필름을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돈엽 해성디에스 대표는 “세계 각지에서 대면적 그래핀 제품 문의와 샘플 테스트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차전지, 의학소재 사업을 하는 국내 업체가 대규모 양산 적용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540×680㎜ 크기 그래핀 개발에 성공한 해성디에스는 하반기 대규모로 양산한다. 급속열처리 기술로 공정 시간을 줄여 생산원가를 낮췄다. 삼성테크윈, 대주전자재료, 포스코 등도 그래핀 상용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얇은 막 형태의 나노 소재로,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한다. 높은 전기 전도성과 함께 강한 강도, 다이아몬드보다 높은 열전도성을 가졌다. 실리콘 소재를 뛰어넘는 고효율 반도체 소재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가격과 품질 면에서 양산성이 낮아 고가 특수 시장을 중심으로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다.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전자부품 분야에서 경제성 확보를 위한 연구가 수요처와 함께 이뤄지고 있다.

정부도 지난달 ‘그래핀 사업화 촉진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808억원을 투입해 그래핀 소재 생산부터 응용 제품 출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2년 내 전자파 차폐 코팅재로 상용 제품을 내놓고 세계시장을 선점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업계 전문가는 “올해는 특수 시장에서 그래핀을 적용한 제품이 출시되고 내년에는 더 많은 상용 제품이 나올 것”이라며 “가격까지 더 낮아진다면 상용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