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수출도 경고등…석달째 내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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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수출 버팀목인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석 달 연속 감소했다. 세계 ICT 시장 성장이 둔화된 데다 국내 기업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해외 현지 생산을 늘린 탓이다. 정부가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단기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여서 수출 부진 장기화도 우려된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4월 ICT 수출은 143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75억7000만달러로 3.9% 증가했다. ICT 무역수지는 67억7000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9.1% 줄었다.

ICT 월간 수출 증가율은 지난 2월부터 3개월째 내리막이다. ICT 주력 수출품목 중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부진했다. 지난달 휴대폰과 디스플레이(부분품 포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6.5%씩 감소했다. TV 수출은 30% 넘게 줄었다. TV 수출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9개월째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반도체가 ICT 수출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았다. 반도체 월간 수출은 지난해 5월 잠시 주춤한 후 현재까지 매달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반도체도 수출 증가율은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월 10%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2월 이후 한 자리 수에 머물렀다.

ICT 수출 부진 1차 원인은 세계 ICT 시장 성장 둔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세계 ICT 시장은 2009년 이후 6년 만에 역성장이 예상된다. ICT 수요도 줄고, 전반적인 세계 교역 여건도 악화됐다.

한국 기업의 해외 생산이 지속 증가한 것도 ICT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 주요 ICT 기업은 원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해외 생산을 늘렸다. 과거에는 완제품 중심이었지만 최근엔 TV를 중심으로 부품도 현지 생산·조달이 증가했다. 삼성·LG 등 주요 ICT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지만 우리 수출은 줄어드는 모순된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유가하락으로 전체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ICT 수출마저 주춤하자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ICT업종에 특화된 수출 회복 방안을 수립 중이다. 중소기업 수출경쟁력 강화를 돕고, 대기업이 해외에서 한국산 부품을 조달하는데 걸림돌이 없도록 지원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생산체제가 기존 완제품에서 부품을 아우르는 쪽으로 넓어지고 있다”며 “정부 대책이 국내 생산시설 투자 확대에 관한 것이라면 대기업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위:%) ※자료:산업통상자원부·미래창조과학부>

(단위:%) ※자료:산업통상자원부·미래창조과학부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