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S28’ 전시회에는 한국향 전기차 충전기를 선보인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받았다. 국내외 업체 간 시장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ABB는 일본 차데모(CHAdeMO)를 포함해 르노 ‘교류 3상’과 북미·유럽 ‘콤보(TYPE1)’ 방식 세 개 표준을 적용한 급속충전기(50㎾h)를 처음 공개했다. 국내 급속충전 방식이 세계 모든 표준을 수용함에 따라 한국 시장을 노린 전략이다. 이 충전기는 국내외 출시된 다수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다. 환경부가 보급하는 충전기 규격뿐 아니라, 고객 요구에 따라 듀얼 및 트리플 콘센트를 구성할 수 있다. 여기에 향후 중국 전기차의 국내 진출을 고려해 중국 독자 표준까지 채택한 충전기도 선보였다.
한국알박도 전기차용 중속(22㎾h급) 충전기를 소개했다. 이 충전기는 교류 3상 방식만 채용했다. 특정 전기차(르노삼성) 전용 충전기로 시장 경쟁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이 충전기는 교류(AC)를 직류(DC)로 변환하는 전압변환장치 등 추가 장치가 필요하지 않아 공간 확보에 효율적이다. 22㎾h급 충전기임에도 7㎾h급 완속충전기와 비슷한 크기로 전기차와 충전기 간 데이터 통신을 직류전압차를 이용해 통신한다. 이 때문에 완속충전기 대비 세 배 빠른 충전 속도에, 급속충전기 대비 저렴한 설치 비용이 강점이다.
국내 업체들도 다양한 고객 환경을 고려한 시장 차별화에 나섰다. 시그넷시스템은 국내 기업 처음으로 20㎾급 중속충전기를 공개했다. 이 충전기는 이미 기아차 유럽법인에 170대를 공급하며 시장 검증을 마쳤다. 충전기는 모듈화로 설계돼 누구나 쉽게 유지·보수할 수 있고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원격에서 제어할 수 있다. 기존 급속충전기(50㎾h)와 비교해 실시간 출력량은 두 배 높으면서 제품 크기는 더 작다.
코디에스와 피앤이솔루션은 역시 차데모·콤보·교류 3상 세 방식을 수용한 급속충전기를 내놓았다. 코디에스 급속충전기는 변압기 내장형으로 별도 전기공사가 필요 없는데다 충전 호환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그 밖에 중앙제어는 BMW 전기차용 벽걸이 충전기를, 파워큐브는 한국어는 물론이고 중국어·영어로 안내하는 모바일 충전기를 소개했다.
ABB 관계자는 “한국 전기차 시장이 서서히 성장함에 따라 미국과 유럽 충전기 시장에서 검증된 충전기술로 완성한 급속충전기(차데모·콤보·교류3상)를 앞세워 한국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