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심·TI 등 외산 점유 미터링 칩, 벤처가 개발했다

벤처 기업이 스마트그리드·가전에 폭넓게 사용되는 ‘미터링 칩(Metering IC)’을 개발했다. 맥심인티그레이티드·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등 글로벌 반도체 회사 몇 곳만 상용화한 제품이다. 상당한 규모 수입 대체와 수출이 기대된다.

반도체업체 씨자인은 이젝스, 전자부품연구원, 미국 퍼듀대(카우식 로이 교수팀)와 공동으로 미터링 칩 ‘CMC110’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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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터링 칩 CMC011

신뢰성 검증 단계로 연내 상용화한다. 미터링 칩은 차세대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 구현 핵심이다. 디지털계량기·스마트플러그 등에 들어가, 실시간 전력 사용량 확인 등 최적 에너지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 미국 맥심·TI·아트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스위스)가 경쟁기업이다.

사업은 스마트콘센트·스마트에너지미터를 만드는 이젝스 제안으로 추진됐다. 외산 칩을 사용해 스마트에너지기기를 개발해온 이젝스는 정부 국제공동기술개발사업을 활용, 아날로그 반도체 경쟁력을 갖춘 씨제인 등을 제품 개발에 참여시켰다. 이젝스는 해외 칩 사용경험을 기반으로 상용 스펙(기술사양)을 제안하며 기획과 검증에 참여했다. 제품 상용화 시점에 자사 스마트에너지기기에 채택한다. 씨자인은 칩 통합 및 아날로그 설계, 양산을 담당한다. 전자부품연구원은 디지털 회로 설계, 퍼듀대는 보정 알고리즘을 제공했다.

유창현 이젝스 대표는 “스마트홈·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오면 미터링 칩 활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국산화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참여업체와 기관은 신뢰성 검증과 함께 칩 완성도를 높인다. 이연성 전자부품연구원 팀장은 “규격은 외산 대비 떨어지지 않는다”며 “성능을 높이기 위한 리비전(업그레이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씨자인은 미터링 칩에 ‘기기식별’ 기능 추가 작업에 들어갔다. 하나의 스마트콘센트에 여러 제품을 꽂아 사용했을 때 전력 사용이 많은 기기를 확인할 수 있다.

미터링 칩 시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디지털계량기는 물론이고 디지털 콘센트·수도·가스·전자제품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이젠스는 각 설비에 하나씩 장착해 에너지 사용량을 모니터링하는 스마트에너지미터도 개발했다. 공장에 100개 설비가 있다면 100개 칩이 필요하다. 국내 가정(공장·오피스 제외) 내 보급된 스마트 미터링 칩 수는 2012년 기준 전체 시장의 1%인 71만8000여개로 추정된다. 디지털계량기·콘센트 등에 들어간 칩 수다. 올해는 374만개로 늘고, 2020년에는 2774만개로 확대 예상이다.

이수형 씨자인 이사는 “CMC110은 미터링 칩 수입대체뿐 아니라 스마트그리드 환경에서 새로운 기술 도입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표】CMC110 개발 역할 분담

※자료:각사, 기관

맥심·TI 등 외산 점유 미터링 칩, 벤처가 개발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