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부분은 고객과의 신뢰입니다. 핀테크 붐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가장 근본적인 은행의 기본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이 우선입니다.”
안재균 한국씨티은행 디지털뱅킹부 수석은 최근 국내 금융 산업의 가장 큰 화두인 ‘핀테크 열풍’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급속하게 진화하는 기술 변화에 은행이 빠르게 적응해야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신뢰와 믿음도 지속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안 수석은 한국씨티은행에서 온라인 상품개발, 은행 거래 프로세스 개선, 웹사이트 이노베이션 등 스마트 금융 전략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다. 씨티은행이 글로벌 기업이다 보니 세계 금융 IT나 트렌드를 빠르게 접하고 이를 국내에 적용시킬 전략을 강구한다.
안 수석은 “씨티은행의 미래형 은행 지점 구축을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맡아 2011년 국내 최초로 스마트 브랜치를 도입했다”며 “단순한 태블릿 뱅킹 기기를 내놓는 것이 아니라 당시 애플 스토어 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스마트 브랜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금융 전략을 오랜 기간 연구하고 사업 전략에 직접 도입해온 안 수석이 ‘핀테크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확고했다.
안 수석은 “핀테크는 소비자를 도와야 한다”며 “디지털 기술이 혜택을 주는 방법은 한번 힘을 들여 만들어 놓으면 많은 사람에게 지속적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과거에는 우수 VIP 고객을 대상으로 소수 엘리트 은행 직원이 자산관리 컨설팅을 해줬다. 빅데이터와 IT가 발전한 핀테크 시대에는 데이터가 누적된 자동화 자산관리 서비스로 많은 대중에게 동시에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 수석은 최근 디지털 뱅킹의 미래를 진단하는 서적 ‘디지털 뱅크, 은행의 종말을 고하다’라는 번역서를 펴냈다.
그는 “아마존에서 책을 찾아보고 있는 데 미래 디지털 은행이 나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뀌게 될 것인지에 대한 통찰력이 담겨 있어 번역을 결심했다”며 “최근 10년간 금융 산업에 어떤 변화가 일고 있고 앞으로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수석은 국내 금융 핀테크 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개발된 기술을 진취적으로 기존 서비스에 적용시킬 수 있는 추진력”이라고 강조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