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홍콩`과 `샹강`

‘홍콩’과 ‘샹강’은 같은 지명이다. 정식명칭은 홍콩특별행정구(SAR)다. 하나는 광둥어고 하나는 중국 표준어 발음이다. 홍콩 시민 일부는 샹강으로 불리는 것을 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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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부터 영어와 광둥어를 공용어로 배우던 세대에게 중국 표준어가 낮선 것이 첫째 이유다. 낮선 언어 때문만은 아니다. 정치와 경제체계가 서로 다른 것은 물론이고 경제에서 아시아 1등 시민이라는 자부감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중국 유수 도시로부터 위협받고 있다고 불안해한다. 미묘한 발음 차이가 홍콩 시민에게는 불만이다. 1997년 중국 반환 이전에 학업을 마친 윗세대로 갈수록 불만이 심하다.

한 홍콩 IT업계 원로는 상하이와 베이징, 선전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홍콩을 위협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상하이와 베이징 등 본토 경제를 발전시키는 대신 홍콩 경제를 낮춰 2047년 통합하려 한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그는 “홍콩이 100년 넘게 서구 역사와 함께하며 청렴성과 국제 소통능력, 금융에서 아시아 최고가 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홍콩시민으로서 자존감과 본토에 대한 불만과 불안이 동시에 섞였다.

홍콩 IT업계 원로의 불만 섞인 고민에도 불구하고 홍콩은 본토와 보다 가까워졌다.

본토 경제 의존도가 국민총생산(GDP)에서 50%를 넘게 차지한다. 투자도 본토에서 대부분 나온다. 금융과 IT 산업 역시 중국이 최고 고객이다. 중국 표준어를 배우는 젊은이도 늘고 있다. 젊은이는 홍콩 친구와 ‘와츠앱’으로 소통하고, 중국 친구와는 ‘위챗’으로 대화한다.

홍콩 IT산업 원로에게는 안타깝겠지만 13억 인구 중국은 인구 700만 작은 섬 홍콩에 위협이자 새로운 기회다.


홍콩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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