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연구기관뿐만 아니라 ICT 생태계 구성원 모두 CPND 융합에 따른 ICT 경쟁·규제 체계 개선에는 원론적으로 동의했다.
하지만 각론에서는 처한 상황에 따라 기대하는 방향성을 제시했고, 우려 사항도 제기했다.
정민하 네이버 사업정책실장은 기존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수평적 규제로 전환을 하되, 규제 최소화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혁신적 서비스가 등장할 때 기존 서비스와의 규제 형평성을 감안, 신규 서비스를 규제해선 안된다”며 “사업자 자율규제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어 정 실장은 국내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글로벌 기업과 경쟁에 걸림돌이 되어서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상헌 SK텔레콤 CR전략실장은 통신 시장 경쟁은 전국체전이 아니라 올림픽이라며, 통신을 포함한 ICT 규제가 보다 넓은 시각에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실장은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가 네트워크 시장에 진입하고, 기기 사업자가 플랫폼 경쟁을 하는 등 CPND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을 감안한 정책 설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실장은 글로벌 CPND 사업자와 경쟁에 대비한 준비가 필요함에도 통신 정책이 요금 규제, 결합상품 규제 등 과거와 마찬가지로 네트워크에만 집중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안길업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상무는 CPND 사업자간 특성을 고려한 규제를 역설했다. 안 상무는 “인허가를 전제로 희소성을 보장받는 경우 규제가 필요하지만, 제조사는 어떤 보장 없이 글로벌 무한 경쟁을 해야 한다”며 “제조사에 대한 규제는 최소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CPND로 확장하는 포괄적 규제가 자칫 제조사에 대한 규제 강화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정재훈 구글코리아 선임정책자문 변호사는 원칙 중심 사후 규제와 글로벌 스탠다드 준용 등 명확하고, 예측가능하며, 투명한 규제 체계를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사전 규제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창의적 혁신을 실행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ICT산업연구실장은 새로운 ICT 규제 체계 도입 과정에서 규제 일변도 논의에 대한 재고를 주문했다.
김 실장은 “국내 ICT 사업자 성장 정체,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 심화를 감안하면 진흥 관련 논의와 연계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만 미래창조과학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CPND 포괄 규제 체계로 전환에 기본적으로 공감한다고 전제했지만, “각각 사업자가 권리를 주장하기에 앞서 어떤 의무를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일례로 구글과 애플이 시장지배력이 없는 지, 혹은 경쟁 제한 행위를 하지 않았는 지를 거론했다.
김 과장은 “미래 세대가 현재와 같이 네트워크를 이용하도록 하려면 재원을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각각의 사업자 권리 못지 않게 의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