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인터넷 1인 방송을 탐하다

“여러분을 실시간으로 만날 겁니다. 있는 그대로 저희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욕하시고 싶은 분은 욕하셔도 됩니다. 대신 실시간으로만 봐주세요.”

연예계에 인터넷 1인 방송 바람이 불고 있다. 콘텐츠 마케팅이 지상파, 케이블방송 같은 기존 플랫폼에서 인터넷 1인 방송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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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아일랜드가 27일부터 아프리카TV를 통해 방송을 시작한다. FT아일랜드는 23일 5집 ‘아이윌’을 발매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연예기획사가 인터넷 1인 방송으로 신보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T아일랜드는 방송(FT아일랜드 UP)에서 시청자들과 진실게임을 벌이고 인기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로 아프리카TV 인기 BJ(방송진행자)와 게임대결을 펼치는 등 기존 방송 플랫폼에서 보기 어려운 콘텐츠로 팬들과 교감한다.

FT아일랜드 리더 이홍기씨는 방송에 앞서 “상상하던 것 이상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저희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욕을 하셔도 좋은데 실시간으로 참여만 해달라”고 당부했다.

지상파도 인터넷 1인 방송에 관심이 높다. 실시간 상호작용이라는 포맷 자체가 기존 단방향 방송에 비해 새로움을 주기 때문이다.

MBC는 올해 구정 연휴기간 동안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인터넷 1인 방송 형식을 빌린 ‘마이리틀텔레비전(마리텔)’을 방영했는 데 시청자 호응이 좋아 최근 정규 편성을 확정했다. 걸그룹 멤버, 개그맨, 요리 연구가 등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이 참여했다.

프로그램 우승자 백종원씨가 시청자 의견을 받아 ‘마리텔’을 통해 선보인 간편한 요리 레시피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따라하는 인기 메뉴로 등극했다.

SBS미디어넷 역시 다음달 SBS플러스와 SBS에서 방송하는 ‘모델하우스 룸오브텐(Room of ten)’에서 아프리카TV와 제휴해 28일부터 출연자 인터넷 1인 방송을 진행한다.

모델하우스 룸오브텐은 2014 슈퍼모델 대회에서 선발된 모델 10인 일상을 쫓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아프리카TV를 통한 1인 방송을 미션으로 준다.

기존 아프리카 BJ 중 한명이 코치로 나서 생중계하고 시청자 투표 등을 통해 미션 승자를 가린다. 이 과정을 추려 정규 방송에 내보낸다. 1인 방송 미션을 시청자들이 직접 스타를 만든다는 느낌을 주는 중요한 꼭지로 다룬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대학 교수는 “인터넷 1인 방송은 지상파, 케이블 등 기존 방송 플랫폼에 비해 콘텐츠 구성이 자유롭고 실시간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점이 크다”며 “콘텐츠 제작자들은 마케팅 파급력을 높이거나 기존 방송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인터넷 1인 방송과 결합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교수는 “지상파 등 기존 방송과 인터넷 1인 방송은 플랫폼과 출발, 지향점 등이 달라 서로를 대체하기보다는 독자세력을 기반으로 시너지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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