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뮤지엄 “박물관이 살아있다”

테크뮤지엄(The Tech Museum of Innovation)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San Jose) 다운타운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하이테크 박물관이다. 산호세는 잘 알려진 것처럼 실리콘밸리에 속한 지역이다. 실리콘밸리는 샌프란시스코 남동쪽에 위치한 산호세에서 팔로알토까지 40km 이어진 지역을 말한다. 물론 실제로 산호세에 가본다면 하이테크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이는 전원도시의 풍모부터 만나게 된다. 전원도시와 실리콘밸리가 주는 조합이 묘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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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는 조금 나간다. 성인 기준으로 20달러(한화 2만 2,000원대), 아이나 65세 이상은 15달러다. 운영시간은 평일엔 10∼17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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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국내에서 박물관이나 전시장이라고 하면 말 그대로 진짜 ‘보는’ 전시에 치중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재미가 없다. 하지만 테크뮤지엄은 이런 보는 전시와는 거리가 멀다. 직접 체험해보고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해보는’ 박물관인 것. 박물관이라는 말보다는 체험관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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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티켓을 구입하면 티켓에 바코드가 있는 게 보인다. 잘 챙겨가는 게 좋다. 바코드는 테크뮤지엄 곳곳에 있는 다양한 기구나 기기에 찍어서 직접 체험해볼 때 필요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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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뮤지엄이 다루는 주제는 다양하다. 실리콘밸리의 역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만한 컴퓨터 공학은 물론이고 생명 공학이나 우주 과학 등 하이테크 분야를 망라한다. 물론 이들 분야는 방문객 누구나 실제로 체험을 해보면서 원리를 터득할 수 있는 게 많다. 그냥 보기만 하는 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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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핫한 3D프린터는 물론이고 자리에 서면 운동 능력이나 포즈, 균형감 같은 걸 재미있게 체크를 해주는 건 아이는 물론 어른도 재미있게 즐긴다. 직접 페달을 밟으면 운동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 어느 정도나 돌려야 정도에 따라 전구나 전열기, 선풍기 같은 걸 돌릴 수 있는지 체험해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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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트팩(Jet Pack) 같은 것도 직접 타고 직접 조종을 해가면서 천장에 비치는 목표에 빛을 맞춰볼 수 있고 화성 탐사 로봇 같은 모형을 원격 조종하면 카메라에 비치는 장면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 뿐 아니라 우주 샐러드바 등 우주에 대한 관심사나 앞으로의 개발 과제 같은 걸 미리 엿볼 수 있는 걸 보면 이곳이 단순 체험 뿐 아니라 과학 분야에 대한 흥미를 높여 아이들에게 원리와 관심을 이끄는 곳이라는 걸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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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지만 카메라 앞에 얼굴을 비추면 눈이나 코, 입 등 여러 명 얼굴 부위를 오버랩해서 새로운 얼굴을 만들어주는 리페이스나 바닥에서 몸이 움직이는 걸 감지해서 조명이 따라 움직이는 것 같은 것도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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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체험관도 눈길을 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캘리포니아 지역은 지진이 잦다. 그래서인지 테크뮤지엄에도 지진 체험관이 있는데 지진파를 직접 만들어보거나 강도를 조절하면 건물이 어떻게 흔들리는지 체험해볼 수도 있다. 아예 방 같은 구조를 꾸며놓고 지진을 체험해보는 공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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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역시 블록 같은 형태로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코너엔 아이들이 많다. 웹캠을 이용해 자신의 사진을 찍으면 컴퓨터가 자화상을 그려주거나 로봇팔을 직접 조작해서 화면에 입력한 철자를 로봇팔이 블록으로 만드는 것도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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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것 가운데 하나는 마이크로프로세서 관련 코너였다. 테크뮤지엄은 근처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와의 협업이 잘 이뤄지는 곳이다. 대학은 물론 기업과도 마찬가지.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역사와 구조를 엿볼 수 있는 코너는 인텔이 지원한 것이다. 내부에 들어가 보면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를 위한 웨이퍼 스테퍼(Wafer Stepper) 같은 장비는 물론 Hz 같은 단위에 대한 설명 등 프로세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이곳 외에도 대형 화면 7개 정도로 둘러싼 공간에 대형 구글맵을 디스플레이하고 직접 조작해서 볼 수 있는 장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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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는 카페와 테크샵 등이 위치하고 있다. 테크샵 같은 곳도 열쇠 같은 흔한 물건 뿐 아니라 과학 관련 원리 도구 같은 것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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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뮤지엄은 ‘살아있는’ 박물관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사실 기술이라는 게 그렇다. 박제는 별로 의미가 없다. 기술은 실용과도 같은 말이 아닐까 싶다. 국내에 있는 기술 관련 전시관 같은 곳도 박제가 아니라 체험으로 이어지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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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기자 techhol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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