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문을 연 코넥스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중소기업 자금 조달과 증시 활성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심지어 코스닥이나 코스피로 가기 전 단계로 코넥스에 올라갔거나 고려 중인 중소기업 사이에서는 무용론까지 나온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9일 모험자본 활성화 간담회에서 코넥스 시장 운영방식 전면 개편 의지를 밝히면서 시장 관심이 다시 고조됐다. 이번 개편이 사실상 코넥스 시장 존폐를 가름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구체적 개편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규제 완화로 읽힌다. 임 위원장이 시장 자율을 해치는 ‘불필요한 개입’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기업보다 예탁금 기준 완화와 같이 개인 투자자 참여를 북돋는 방안이 유력하다. 인센티브 등 투자자 동기 부여 방안이 거론됐다.
실제로 코넥스 거래에서 개인투자 비중은 높다. 이 문턱을 더 낮추면 개인투자가 더 활발해지며 거래량이 늘어난다. 이 때문에 코넥스 기업뿐만 아니라 벤처투자자들은 그간 투자 규제 완화를 줄기차게 요구했다. 뒤늦게라도 당국이 이 요구를 수용한다면 바람직하다.
하지만 당국은 2000년 초반 코스닥시장 거품을 재연하는 것을 여전히 두려워한다. 기업이든 투자자든 진입 문턱을 아예 없애지 못하는 이유다. 그런데 거품 폐해를 당국만 경험한 게 아니다. 투자자야말로 거품이 뭔지, 그 피해가 누구에게 가는지 가장 잘 안다. 불경기도 무모한 투자를 말린다. 규제를 더 풀면 한탕주의가 만연할 것이라는 당국 시각에 교정이 필요하다.
더욱이 당국은 코스닥과 코스피 간 장내 시장 경쟁은 물론이고 장 내외 시장 경쟁도 시킨다는 방침이다. 경쟁은 출발선이 같아야 의미가 있다. 규제에 시장간 차별을 없애거나 최소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모험이 싫은 투자자는 장내 시장을, 좋은 투자자는 장외 시장을 두드리면 그만이다. 책임도 투자자 스스로 진다. 규제 완화가 영 불안하다면 코넥스기업 보고 의무 강화로 풀 수 있다. 당국이 코넥스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면 더 전향적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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