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 문턱 못 넘은 세메스, 합병 시너지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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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자회사 세메스가 합병 후 이렇다할 성장세 없이 정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병 2년이 지났지만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장비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는 업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세메스의 201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9144억원, 영업이익 427억원 달성에 그쳤다.

세메스는 지난 2013년 1월 1일자로 삼성전자 장비 자회사인 세크론·지이에스를 흡수 합병했다. 세크론은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지이에스는 반도체 설비 개조가 전문이다. 반도체 전공정과 후공정을 아우르게 되면서 2017년 세계 10대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1년 기준 세메스 매출은 7032억원, 세크론 2096억원, 지이에스 394억원으로 총 9522억원 규모다. 이미 세메스는 국내 장비 업계 1위 회사다. 2012년 10월 3사 합병을 결정하면서 매출 1조원을 돌파해 세계적인 장비 기업과 경쟁할만한 규모의 경제를 갖출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013년 1월 1일 통합법인 설립 후 눈에 띌 만큼 성장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메스는 2013년 매출 8973억원, 영업이익 484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는 매출이 1.7% 늘어 914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1.7% 줄어든 427억원에 그쳤다. 반도체 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대부분 주요 반도체 전·후공정 장비 제조사 실적이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절대적인 매출 의존도 역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글로벌파운드리와 14나노 핀펫 공정기술 협력을 맺어 세메스도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한 것을 제외하면 눈에 띌 만한 매출처 변화는 없다. 삼성전자와 글로벌파운드리가 14나노 핀펫 공정 기술에 협력함에 따라 양사 생산라인에 동일한 장비가 사용되고 있다.

세메스는 지난 달 26일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장 김용식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세메스 대표직과 생산기술연구소장직을 겸임하는 형태다. 문주태 전 대표는 고문직으로 물러났다.

업계에서는 최근 삼성전자가 외부 기업과 선행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밀도를 높이면서 세메스의 장비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직접 나선 것으로 봤다. 세계적 수준의 장비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해외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으로 매출처를 확대하는게 필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가장 긴밀히 협력하는 장비 회사라는 점에서 세메스가 기술 경쟁력을 더 쌓아야 삼성전자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장비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는 장비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중장기적으로 핵심 장비 기술을 내재화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세메스 실적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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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메스 습식 세정장비
매출 1조 문턱 못 넘은 세메스, 합병 시너지는 아직…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