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막에 부는 `스타트업` 바람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주요국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창업이 줄을 잇고 있다고 10일 블룸버그가 전했다.

파라 알 퀘이시에(25)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전형적인 여성 공무원이다. 하지만 퇴근 후엔 ‘지니아’라는 스타트업 초보 CEO로 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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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정 파탄으로 심각한 청년 실업문제를 겪고 있는 아랍권 국가들이 `스타트업`을 그 대안으로 삼고 있다. 사진은 중동 스타트업의 성지 역할을 하고 있는 두바이<자료: 블룸버그>

퀘이시에 CEO는 UAE 정부가 주최한 기업가정신 경진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사업 허가증과 함께 2년간의 사무실 무상 임대도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다.

지니아는 아부다비 시내 관광명소를 보물찾기 게임을 즐기며 둘러 볼 수 있는 모바일 앱인 ‘디스커버 두바이’를 이달 중 출시한다.

올해를 ‘혁신의 해’로 선포한 UAE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가 재정에 큰 압박을 받고 있다. 반면 젊은층 인구는 갈수록 증가세에 있어 ‘청년 실업 문제’가 국가적 재앙 수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UAE를 비롯한 중동 각국은 그동안 넉넉한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대부분의 취업희망자를 공공분야에서 모두 흡수해왔다. 전체 취업인구의 30%가 공무원 등 공공기관 종사자다.

하지만 최근 중동지역 정세와 국제유가가 동반 불안 국면에 접어들면서 각 국가의 재정상태로는 급증하는 청년 인구를 더이상 공공 취업시장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IMF에 따르면 2000~2011년 평균 8% 흑자 재정을 유지했던 중동 국가들이 최근 GDP 대비 7%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급기야 아랍권 최대 경제대국 사우디아라비아 청년 실업률이 2012년 현재 30%에 육박하게 됐다는 게 IMF 지적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석유 중심의 경제 프레임 탈피 전략이고, 그 일환으로 추진 중인 게 ‘스타트업 육성’이란 얘기다.

하지만 사회적 시스템이나 민족적 정서상 난관도 많다.

쿠웨이트를 기반으로 한 아랍권 온라인 교육 플랫폼인 ‘다우랫’ 마하매드 알 슈레이 CEO는 “아랍 은행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몰이해와 비협조로 창업 초기 어려움이 많았다”며 “결국 동료 엔지니어들의 주머니돈까지 합해 3만달러를 겨우 마련해 사이트를 개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바이는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이 참여하는 스타트업 육성센터인 ‘애스트로랩’을 구글과 공동 설립, 아랍권내 ‘기업가정신’ 문화 확산에 주력 중이다.

최근 2년간 58개의 중동권 스타트업이 애스트로랩을 통해 탄생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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