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이 기업 가치 재평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HSBC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 SK하이닉스의 저평가 요인을 해소해 기업 가치를 최대 20%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HSBC는 보고서를 통해 “나스닥 ADR 상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기업 가치 할인 요인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공개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나스닥 시장에서 ADR을 발행해 약 296억5000만 달러(약 45조45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ADR 공모가는 주당 25만5000원(약 166달러) 수준으로 제시됐으며, 최종 가격은 상장 시점에 조정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7월 10일 거래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일정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HSBC는 ADR 상장 효과를 반영해 SK하이닉스에 기존 대비 20% 수준의 프리미엄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기존 2.8배에서 3.4배로 상향 조정했고, 목표주가 역시 기존 29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38% 높였다.
HSBC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과 비교하며 밸류에이션 격차 축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보고서는 “지난 13년간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보다 평균 35%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며 “미국 투자자 접근성과 적극적인 주주 친화 정책이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상장은 이 같은 가치 평가 격차를 줄이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글로벌 기술주 약세 영향으로 전 거래일 대비 8.36% 하락한 267만3000원에 마감했다. 전날에는 미국 상장 계획 발표와 경쟁사 마이크론의 시장 전망치를 웃돈 실적 발표 영향으로 12% 넘게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마이크론의 호실적이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는 같은 AI 메모리 시장 성장의 수혜를 받고 있다”며 “HBM 수요 확대는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에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 측도 ADR 상장에 대해 “투자자 기반을 확대하고 기업 가치가 보다 적정하게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AI 기술 혁신의 중심지인 미국 시장에서 글로벌 투자자와 접점을 확대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이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글로벌 평가 기준을 바꾸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