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 강점은 실용성·단점은 결제 방식 '시한부' 될 수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페이 vs 애플페이 비교수백조원 규모의 모바일결제 시장에 ‘삼성페이’가 등장하면서 기술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애플, 구글, 은련, NTT도코모 등 미국과 중국, 일본이 모바일결제 시장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결제 인프라를 대거 확장해 ‘NFC 진용’을 형성했다. 반면에 삼성전자는 비자, 마스터 등 기존 프로세싱사와 손잡고 ‘삼성페이’를 통해 기존 MS결제 방식을 들고 나왔다.
전문가들은 삼성페이 결제 방식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명한다.
삼성페이의 강점은 실용성이다. 삼성이 채택한 루프페이는 여러 개 신용카드 정보를 소형 루프페이 카드 리더로 휴대폰에 저장할 수 있다. 이 기능을 갤럭시S6에 내장해 기존 마그네틱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성과 확장성은 애플페이 등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 선진국은 물론이고 NFC 인프라가 깔리지 않은 마케팅 현장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시장도 대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MS결제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자기장 결제 방식을 선택했다. 기존 마케팅 방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으며 소비자 거부감도 적다. 마그네틱 신용카드는 결제 단말기에 긁을 때 고유의 자기장(磁氣場)이 형성되면서 결제가 된다. 삼성페이는 스마트폰이 이 자기장을 대신 형성해 단말기에 쏘고 단말기가 이를 신용카드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현재 국내에만 250만개, 세계적으로 약 3000만개에 달하는 기존 마그네틱 단말기를 쓸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미국 등 MS카드를 사용 중인 곳에서는 별도 투자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애플페이와 다른 점이다.
단점은 애플, 구글 등이 모바일 결제 시장에 NFC 인프라를 대거 투자하고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어 삼성페이 결제 방식은 ‘시한부 사업’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한국 등 여러 국가에서 보안 취약을 이유로 MS결제 방식을 폐기처분하거나 곧 IC카드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삼성페이가 단기간에 인프라 확장 등 범용성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있지만 모바일결제 시장 자체를 장악하기에는 걸림돌이 많다.
미국과 중국이 NFC 기반 모바일 결제를 밀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에는 악재다. 애플은 천문학적인 투자비를 바탕으로 NFC 결제 단말기를 미국 전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구글도 소프트카드를 인수하고 구글월렛을 통해 이통사 등과 NFC 기반 비접촉 모바일결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결제 시장을 형성한 중국도 은련과 통신사가 연합해 NFC 방식 모바일 결제 ‘수’를 도입했다. NFC 기반 은련 연합 플랫폼까지 등장했다.
마케팅 방식에 대한 반론도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페이는 복합결제가 어렵고 식당 등 테이블에서 결제하려면 스마트폰을 점원에게 건네줘야 하는 방식”이라며 “비자, 마스터카드의 토큰 방식을 사용해도 중간 탈취 문제로 보안이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국내에 삼성페이를 적용할 경우 NFC 기반 결제 방식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페이는 앱카드협의체 소속인 신한, 삼성, 롯데, KB국민, 현대, NH농협카드 등 6곳과 제휴를 맺었다. 앱카드 결제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방식이어서 기존 신용카드 단말기와 자유롭게 호환된다. 현재 앱카드 협의체 소속 카드사는 협의체 차원에서 삼성페이와 제휴논의를 진행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월렛을 출범할 때 이미 앱카드 협의체 소속 6개사가 제휴를 맺었고 다시 삼성웰렛 제휴 카드사들이 그대로 삼성페이 파트너십으로 연장된 셈”이라며 “스페인 MWC에서 공식적으로 삼성페이가 출시되기 오래 전부터 실무진 협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앱카드 협의체가 아닌 비씨, 우리, 하나카드도 삼성페이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비씨카드와 우리카드, 하나카드는 NFC 기반 결제 방식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형태의 삼성페이 협력 가능성이 있다.
삼성페이 협력 금융사는 “루프페이 방식을 국내에 적용하기엔 IC카드 기반 전환이 추진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다소 무리가 있다”며 “삼성전자가 NFC나 또다른 방식으로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협의가 곧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 삼성페이 vs 애플페이 비교>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