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로 설정했다. 지난 2004년(7%)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다.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7.4%였다. 소재부품 등 국내 제조산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 리커창 총리가 5일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자국의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를 7% 안팎으로 제시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대로 관리하고 대외무역 수출입 총액은 6% 올릴 계획이다.
다만 각종 부양책을 펼쳐 경제성장률을 7%대 아래로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복안이다.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2700억위안 늘린 1조6200억위안으로 정했다.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2.1%에서 0.2%포인트 늘어 적극적 재정 정책을 펼칠 것임을 시사한다. 실제 중국 인민은행(PBOC)은 지급준비율을 낮추고 기준금리를 재인하하는 등 경제 활성화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목표치 하향은 성장 둔화가 핵심인 ‘신창타이(뉴노멀, New normal)’ 시대를 맞아 그간의 고성장 대신 지속가능한 성장을 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리 총리는 “수요와 가능성을 고려한 수치”라며 “장기적인 발전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사진1】
국내 산업계에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제 침체 장기화와 내수 부진으로 중국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은 국내 전체 수출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금융·관광 등과도 연관성이 높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지난 4일 글로벌 경제 불안 요인으로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성장률 자체가 낮아진 것은 물론 중국이 자국 기업 중심의 경제부양책을 펼칠 것이라는 점 등은 소재부품 등 제조업계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정부가 ‘발등 위에 떨어진 불’인 부동산 투자 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격을 억제하면 현지 투자가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 경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미국 투자 은행 JP모건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세계 경제는 0.5%포인트 하락한다.
관건은 달성 여부다. 외신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당초 예상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문제는 이를 지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지금까지 경제 부양의 핵심인 구조 개혁에는 더뎠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부동산 투자 부진이 재정 수입 감소와 이에 따른 지방 정부의 부채 위험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알렉산더 울프 스탠다드라이프인베스트먼트 경제학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중국은 이미 개혁을 더 쉽게 추진할 수 있는 고도 성장기에 이를 이행하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고질적인 구조적 모델이 크게 바뀌지 않는 한 성장은 더 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