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인구 1000만 시대이지만 정작 반려견과 함께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은 부족하다. 야생을 뛰놀던 늑대의 후예로서 너른 들판을 뛰어다니던 개에게 인간중심의 답답한 실내생활은 스트레스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3대 악마견’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비글의 집안을 어지르는 행동도 넘치는 활동량을 실내에서 주체하지 못해 나오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 등 ‘개의 놀 권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반려견 놀이터’가 주목 받고 있다.
◇푸른 도심공원 속 서울 반려견 놀이터
2013년 7월 능동 어린이대공원에 처음 문을 열어 화제가 된 서울 반려견 놀이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동절기 휴장기간을 마치고 반려견을 맞는다. 지난해 문을 연 월드컵공원 반려견 놀이터까지 더해 올해 서울에서는 두 곳의 놀이터가 운영된다.
넓이는 어린이대공원 747㎡, 월드컵공원 1638㎡로 중·소형견용과 대형견용으로 분리돼 반려견은 크기, 특성에 따라 자유롭게 뛰놀며 친구를 사귈 수도 있다. 어린이대공원은 중·소형견용 459㎡, 대형견용 288㎡로 구성됐으며 월드컵공원은 중·소형견용 598㎡, 대형견용 997㎡이다. 견종 간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두 공간을 울타리로 분리했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화요일에도 놀이터를 개방, 매주 화~일요일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해 보다 많은 활용 기회를 제공한다. 5월부터 8월까지 하절기에는 폐장시간을 오후 9시로 늦췄으며 우천 시와 동절기에는 안전을 위해 휴장한다.
서울 반려견 놀이터의 장점은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반려견과 녹지에서 뛰놀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지난해부터 강화된 동물등록제에 참여하지 않은 반려견은 입장을 통제해 검증되지 않은 개로 인한 질병 전염 등의 우려도 막았다. 이 외에도 안전을 위해 맹견과 발정기에 있는 개의 입장을 통제하며 지역 보건소가 정기적으로 소독을 하고 토양 내 기생충 검사도 하는 등 주인과 반려견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했다. 기본 에티켓인 배변봉투와 목줄, 금연은 필수다.
◇늘어나는 반려견 놀이터… 올해 더 생긴다.
서울을 시작으로 반려견 놀이터는 곳곳에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경기 수원시가 광교호수공원에 3524㎡ 규모의 놀이터를 조성했으며 경기 성남시 운중천에도 버려진 공터를 활용한 반려견 놀이터가 지역에서 인기를 높이고 있다.
서울시도 반려견 놀이터 이용 수요가 증가한다고 판단하고 올해 놀이터 한 곳을 추가 설치하기로 하는 등 점차 놀이터를 늘릴 계획이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대공원과 월드컵공원에는 각각 1만4273마리와 2만5577마리가 방문해 일평균 66마리, 147마리가 뛰놀다 간 것으로 파악됐다. 견주 92.9%도 목줄 없이 자유롭게 반려견과 뛰어 놀 수 있는 유익한 공간이라고 호평했다.
※ 서울 반려견 놀이터 위치 (자료: 서울특별시)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