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10대 제약사 전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 가까이 증가해 6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대형사 중심의 연구개발(R&D) 투자확대와 법인세 추징금 납부 등으로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약가 인하로 원외처방액이 감소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24일 주요 제약사 실적공시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지난해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대부분 대형 제약사의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녹십자도 9753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유한양행이 제약업계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말, 연초 발표한 매출목표인 1조400억원을 1조100억원으로 수정 발표하면서 1조원 돌파를 기정사실화했다. 제약업계 매출 1조원 돌파는 유한양행이 처음이다. 약품 주요품목 매출증가와 원료의약품 수출 증가가 매출 확대 원인으로 분석된다. 25일 2014년 결산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녹십자는 지난해 매출 9753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9.8%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 969억원과 880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23.1%와 22.2% 확대됐다. 녹십자는 태국플랜트 수수료 수입과 세계보건기구(WHO) 독감백신 수출 증가, 헌터라베·신바로엑스 등 자체 신약 매출 증가 등을 실현했다. 이알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녹십자는 상위 제약사 중 가장 뚜렷한 수출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7612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4.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 345억원과 433억원으로 44.3%와 14.3% 급감했다. 한미약품은 R&D 투자 증가로 인해 일시적으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1525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지난해 퀀텀프로젝트 글로벌 임상과 표적항암제 라이선스 아웃 등 성과를 거뒀다.
대웅제약은 전년보다 7.8% 증가한 7272억원 규모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 25.5%와 45.5% 감소해 537억원과 320억원으로 줄었다. 증권업계는 대웅제약 이익 악화 원인으로 약가 인하와 R&D 비용 증가를 꼽았다.
동아에스티와 종근당은 각 5681억원과 544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481억원과 539억원을, 순이익은 341억원과 352억원을 기록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3월 1일부로 신설됐고 종근당은 지난해 11월 인적분할이 이뤄져 전년 대비 실적을 비교하기 어렵다.
제일약품은 매출 5127억원, 영업이익 86억원, 순이익 20억원의 성과를 올렸다.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JW중외제약은 4127억원을, 보령제약은 3595억원을, 한독은 3483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소폭 늘었다. 그러나 JW중외제약은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한독은 순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했다.
정보라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상위 제약사가 시장 기대치보다 낮은 실적을 발표했지만 아직 모멘텀이 가시화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향후 상위 제약사의 신약개발 모멘텀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주요 제약사 매출 현황
*동아에스티는 2013년 3월 1일 신설법인으로 2013년은 3~12월 실적임.
**종근당은 2013년 11월 2일 인적분할로 2013년은 11~12월 실적임.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