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대국' 10년…이세돌, AI 에이전트와 바둑 앱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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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AI 스타트업 인핸스가 주최한 '에이전틱 AI 상용화 글로벌 캠페인'에 참석해 인핸스의 AI 에이전트와 실시간 협업하여 만든 바둑 프로그램을 시연하고 있다. AI 에이전트의 훈수에 웃음터진 이세돌 9단.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바둑판은 모던하고 세련된 느낌으로 만들어주고 점수나 착수 기록 같은 정보도 함께 보여줘. 초급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일반적인 19X19 말고 9X9 바둑판도 만들어주면 좋겠어.”

이세돌 9단(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이 말하자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바둑 앱 기획서'를 만들고 코딩에 착수해 30~40분 만에 AI 바둑 교육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지난 2016년 구글의 AI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벌였던 이세돌 교수는 9일 AI 스타트업 인핸스가 주최한 행사에서 AI 에이전트와 협업해 음성 명령 만으로 바둑 AI 모델을 만들고 직접 대국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역사적 대국이 열렸던 동일한 장소에서 10년 만에 개최돼 눈길을 끌었다.

이 교수가 등장해 인핸스의 AI 운용체계(OS)를 작동해 간단한 초기 설정을 마친 뒤 '유아'라는 이름을 지어주자, 이 교수가 이승현 인핸스 대표와 나눈 10여분 간의 대화 내용을 분석해서 “바둑 앱을 같이 기획해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한다.

AI 에이전트는 앱 관련 요구사항을 확인하고 바둑 지식을 리서치한다. 제시된 시안 중 하나를 선택하자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바둑 교육 프로그램이 완성됐다. AI 바둑 선생님이 집 만들기에 유리한 명당 자리를 추천해주고 “잘하고 있으니 용기있게 다음 수를 둬보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이 과정을 시연한 이세돌 교수는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코딩을 모르는 사람도 알파고 같은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면서 “현존하는 최고의 바둑 AI는 아니더라도 사람이 이기기에는 어려운 수준의 대국을 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바둑은 인류가 만들어놓은 완벽한 추상전략게임이지만 배우기 쉽지 않은데 AI가 교육할 수 있다면 진입장벽이 낮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핸스는 이번 시연을 통해 별도 코딩이나 설정 없이 음성 명령 만으로 AI 에이전트가 역할을 나눠 실시간 웹 검색부터 기획서 작성, 코드 배포까지 완수하는 멀티 에이전트 협업 과정을 공개했다.

하나의 AI가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닌, 여러 전문 AI 에이전트가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다. 실제 이날 디자인은 구글의 '나노바나나'가, 코드 작성은 '클로드 오퍼스'가 맡았다.

2021년 설립된 인핸스는 산업에 특화된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온톨로지와 컴퓨터 사용형 에이전트(CUA)를 핵심 기술로 보유하고 있다. 온톨로지는 에이전트가 인간의 의도와 데이터의 관계를 이해하도록 돕고, CUA는 실제 컴퓨터 환경에서 업무를 끝까지 수행하는 실행 엔진이다.

이승현 인핸스 대표는 “과거 알파고 대국이 인간과 AI의 경쟁을 상징했다면 이제 AI는 인간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협업 파트너가 되고 있다”며 “핵심 기술인 온톨로지, 에이전틱 AI, LAM을 표준화해 전 세계 기업이 에이전틱 AI와 협업할 수 있는 AI OS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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