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우수 인재가 테슬라모터스에 유출되고 있다? 미국에선 뛰어난 학생들이 월가 대신 실리콘밸리를 지향하는 경향이 짙다. 그만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하이테크 기업은 수많은 사람을 매료시키고 있는 것. 그 중에서도 구글과 함께 인기를 견인하는 곳은 애플이다.

하지만 이런 애플 이상으로 매력을 끄는 곳이 엘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모터스라고. 최근 들어 애플에서 테슬라모터스로 이적하는 고급 엔지니어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13년 10월 애플 제품 개발 담당 부사장인 더그필드가 테슬라모터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세그웨이와 포드를 거쳐 지난 2008년 애플로 이적한 인물로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 아이맥 등의 하드웨어 디자인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엘론 머스크의 부름에 망설임 없이 응했다는 것.

더그필드는 애플의 환경에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에 애플을 퇴사한다는 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자동차를 개발한다는 테슬라의 목표에 매력을 느껴 애플을 그만뒀다.
테슬라모터스로 자리를 옮긴 애플 직원 수는 15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에서 자리를 옮긴 직원은 자동차 회사를 포함한 어떤 기업보다 많다. 이는 테슬라모터스가 자동차보다는 하이테크 기업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자동차에서 차지하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현재 전체에서 10%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동운전 차량 등이 등장할 10년 뒤에는 60%까지 비율이 높아질 전망이다. 테슬라모터스 뿐 아니라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
하지만 실리콘밸리에 있는 뛰어난 엔지니어는 과거 자동차 산업의 메카로 불리던 디트로이트는 낡은 곳으로 보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대형 자동차 회사로 이적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리콘밸리 엔지니어가 단연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건 원래 소프트웨어 개발자였던 엘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모터스다. 자동차 업체간 인재 확보 경쟁에서도 테슬라모터스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지위를 점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엘론 머스크의 존재가 애플에서 테슬라모터스 이적을 결정하는 큰 이유가 됐다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비상한 두뇌 회전과 디자인 등 세세한 부분까지 보는 섬세함 등 엘론 머스크의 명성은 예전 애플을 이끌었던 스티브잡스에 필적한다.
잡스가 없는 애플에서 엔지니어는 엘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 쪽에 훨씬 매력을 느낀다는 얘기다. 테슬라모터스의 최종 면접을 맡은 엘론 머스크와 얘기를 하면 엔지니어들은 순식간에 CEO에게 매료되고 애플에서 테슬라 이적을 결정한 사람이 많다는 것.
애플은 테슬라모터스로 이적하는 직원이 많다는 점에 대해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인재의 보고 격인 실리콘밸리에서 우수 인재를 둘러싼 전쟁은 종종 일어난다. 애플도 테슬라모터스의 뛰어난 엔지니어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하지만 엘론 머스크에 따르면 애플은 테슬라모터스 직원에 25만 달러 이적료와 지금보다 60% 늘어난 급여까지 제시하지만 지금까지 이적한 직원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한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