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보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아예 처음부터 허용되지 않은 사람이 조작하는 걸 감지해서 차단하는 게 유용할 수도 있다. 미국 조지아공대가 중국 여러 대학과 공동으로 진행, 개발한 지능형 키보드(Intelligent Keyboard)는 카메라 같은 걸 이용하지 않고 키보드를 조작하는 행위만으로 누가 키보드를 조작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별해낸다.
이 지능형 키보드의 외형은 일반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계식이 아닌 터치식 기판으로 이뤄져 있다. PET 수지를 전도성 소재인 ITO(산화인듐주석)에 끼우고 그 위에 정전기 층인 FEP(불화 에틸렌 프로필렌)를 더한 구조다. 손가락이 닿는 FEP 표면에는 이온 에칭(ion etching)을 이용한 미세한 나노 와이어가 형성되어 있다.
지능형 키보드가 전기를 만드는 구조는 키를 건드리지 않은 상태에선 표면에 있는 FEP는 마이너스로 하전된 상태다. 여기에 플러스로 하전된 사람의 손가락이 가까워지면 바닥 쪽에 있는 ITO에서 상단에 있는 ITO로 자유전자가 이동해 전류가 발생한다.
손가락이 FEP에 접해 있는 동안에는 전류가 발생하지 않는다. FEP에서 손가락이 떨어질 때 같은 원리로 앞서 설명한 것과 반대 방향으로 전류가 발생한다. 이 전류를 바탕으로 발전하면 지능형 키보드가 구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만들어내는 게 가능하게 된다.
그 뿐 아니라 전류 상태를 측정하는 것으로 실제 키가 눌러졌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실험에선 특정키를 눌렀을 때 경보를 울리게 하거나 실제로 PC에서 문자를 입력하게 하는데 성공했다. 또 전류 추적을 세밀화해서 사람마다 파형 차이를 분석할 수도 있다.
사람마다 같은 문자를 입력해도 파형을 분석하면 완전히 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기술을 이용하면 미리 사용자의 파형 패턴을 시스템에 등록해두면 누군가 무단으로 조작을 시도했을 때 감지하는 새로운 보안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한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상우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