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WikiLeaks)는 정부와 기업, 종교와 관련한 기밀 정보를 익명으로 공개하는 사이트다. 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미군 기밀문서와 미국 외교 전문도 위키리크스에 수정 없이 공개되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었다. 익명성을 바탕으로 기밀 정보를 잇달아 공개한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Julian Assange)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위키리크스를 설립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어산지가 위키리크스를 설립한 건 올바른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 그는 올바른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하려면 정보 유통 과정에서 정부와 기업의 개입을 없앨 필요가 있다. 어산지는 정보 유통 과정을 크게 나누면 정보를 입수한 사람, 정보를 전하는 사람, 정보를 받는 사람 크게 3가지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구글은 정보를 손에 넣는 사람에서 원하는 사람에게 옮겨주는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에 속한다.
이런 정보 유통 과정에서 중요한 건 정부와 기업이 정보를 입수한 사람과 정보를 받는 사람 사이에 개입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정부와 기업이 정보 입수자와 받는 사람을 막는 방법은 검열이다.
어산지는 검열을 피라미드에 비유해 설명한다. 검열 피라미드 상단에 있는 삼각형은 정보를 입수한 언론인과 기자를 살해하는 것이며 바로 아래는 법적 공격에 의한 압력이다. 또 그 아래쪽에는 자기 검열이다. 자기 검열은 언론인과 기자가 정부나 기업의 압력을 두려워해서 정보를 공개하기 전에 비난 당할 것 같은 부분을 스스로 삭제해버리는 걸 의미한다.
피라미드는 아래쪽으로 갈수록 커진다. 다시 말해 언론인과 기자가 살해되는 일은 별로 없지만 법적 압력이나 자기 검열로 가면 상당히 일반화된다는 것이다. 어산지는 정확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피라미듸 상단 2개층에 있는 정보를 입수한 언론인과 기자 살해, 법적 공격을 통한 압력에 대항하기 위해 위키리크스를 설립했다.
또 그는 정부와 기업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으로 익명을 택했다. 어산지는 피라미드 상위에 있는 2가지 검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지만 쉬울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들 계층을 상위에 있기 때문에 수가 적다는 게 이유다. 또 익명은 이런 검열에 대한 최대 방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어산지는 자신이 본 세계는 정당한 행동과 잘못된 행동이 있지만 실제로는 잘못된 행동 수가 정당한 행동의 수를 웃돌고 있다면서 정당한 행동의 수를 늘려서 잘못된 행동의 수를 적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철학이라기보다는 기질에 가까운 것이라고.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