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에 지하철역에서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보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이 중 상당수는 공짜 와이파이를 달콤하게 쓴다. 동영상과 같이 용량이 큰 데이터를 내려받을 때 통신비를 추가로 부담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엔 이렇게 공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액세스포인트(AP) 존이 많다.
이 열 개 AP 중 아홉이 해킹에 무방비로 열려 있다고 한다. 서울시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인 강남역 일대를 표본조사한 수치지만, 다른 지역 와이파이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무심코 동영상을 플레이하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악성코드가 심어진다. 스마트뱅킹을 위해 깔아놓은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도 털릴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악성 해커가 노린 대규모 디도스 공격의 숙주폰이 될 개연성도 있다.
편리하고, 빠른 것에는 분명히 화가 숨겨져 있다. 시민들이 길을 가면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공공적으로 보나 국가정보화 측면에서도 분명 값어치 있는 일이다. 앞으로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도 지금의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 인프라다.
하지만 ‘보안’ 문제를 등한시한 편리와 문명 발전은 상상하지 못한 피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공공에 노출된 AP를 운영하는 업체나 기관은 반드시 무선랜인증서버를 갖춰 와이파이를 열든지, 지속적인 보안업데이트를 해줘야 한다. 사용자도 스스로를 지키는 차원에서도 개인적 보안의식을 갖고, 공짜 와이파이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해당 지방자치단체나 공공시설 관리기관은 불특정 다수에 개방된 와이파이의 보안실태가 어떤지 명확히 점검하고 그에 따른 시설 보완이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누구나 어느 곳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다. 하지만 공공장소 와이파이가 대규모 해킹 취약점이 되는 순간 사회·경제적으로 가늠치 못할 피해가 찾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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