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412>전자가격표시기(ESL)

“2만원에 팔던 커피믹스가 지금부터 10분간 1만원으로 내립니다.” 백화점 직원의 방송이 끝나자마자 가격표시가 바뀝니다. 정확히 10분이 지나자 가격표시창은 다시 2만원으로 순식간에 바뀝니다. 커피믹스가 계산대에 찍혀 판매될 때마다 재고 숫자가 달라집니다. 재고를 확인한 직원은 물건을 채워 넣습니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최근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전자가격표시기(ESL)를 속속 도입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ESL가 무엇인지, 도입되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아봅시다.

Q:전자가격표시기(ESL)는 무엇인가요?

A:ESL은 ‘Electronic Shelf Label’의 약자입니다. 상품 가격을 비롯한 단위가격, 재고현황 등 각종 상품 정보를 표시해 주는 디지털 기기입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가보면 상품가격이 종이가 아닌 액정창에 쓰인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전자가격표시기(ESL) 덕분에 상품 가격이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오르더라도 종이 가격표시를 일일이 바꿀 필요가 없어진 거죠.

이 기기는 중앙 서버에서 무선으로 정보를 전달받습니다. ESL은 저전력 무선통신기술을 이용해 상품정보를 전달하는 게이트웨이(Gateway)와 수신기 역할을 하는 태그(Tag)로 구성돼 있습니다. 유통업체는 매장의 상품정보를 중앙서버에서 관리해 바뀐 정보를 편리하게 반영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매장에서 액정 표시창으로 다양한 상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Q:ESL을 사용하면 무엇이 편리해지나요?

A:그동안 유통업체들은 가격표를 직접 출력해 수정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유통업계는 매장 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격이 바뀌면 매장 문을 닫은 뒤 직원들이 일일이 수백에서 수만개의 가격표를 교체하는 모습이 사라진다는 것이지요. 인건비를 줄이고 종이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인데요. 업계는 손으로 직접 일일이 가격표를 바꾸는 밤샘 작업이 사라져 인건비 상당 부분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종이로 인쇄하려면 필요한 종이, 전력, 토너 등 물품을 줄일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재료비가 줄어듭니다. 비용을 절감하고 빈번한 가격 오류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종이가 아닌 액정창이 달린 가격표시 기기는 첨단 매장 분위기를 내는 디자인적 측면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보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추세에서 유통업계가 ESL을 사용해 오프라인 매장 가격을 실시간으로 조정하면 온라인 소비자를 끌어올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Q:ESL은 누가 적극적으로 사업하고 있고 어떻게 확장될 수 있나요?

A: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기가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삼성전기가 ESL 사업 진출을 발표할 때만 해도 주변 반응은 회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ESL 사업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삼성전기는 2013년부터 유럽 테스코와 한국 대형마트에 ESL을 공급하면서 450억원 매출을 올렸습니다. 2014년 매출은 1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목표는 2000억원입니다.

업계는 매장에 사용되는 ESL이 단순히 상품 가격을 표시하는 것 이외에 사물인터넷으로도 확장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존 흑백 화면으로만 제공하던 가격표시기에 컬러를 보강해 디자인과 이미지를 보강하는 시도도 이어집니다. 기능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중입니다. 일반 매장은 물론이고 냉동 창고 등 극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ESL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전기의 경우 ESL의 글로벌 확장 키워드로 ‘인치 쇼핑’을 제시했습니다. 매장에서 작은 크기의 스마트폰과 ESL의 간단한 터치만으로 각종 쇼핑정보를 제공하고 구매까지 이뤄질 수 있는 차세대 시스템까지 제시한다는 접근이지요. 가격표시기에 손가락을 터치하면 각종 할인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은 셈입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과학기술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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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유통 트렌드’ 맨프레드 크래프트, 무랄리 K. 맨트랄라 지음. 한국체인스토어협회 펴냄.

몇 해 전 책이지만 이제 갓 현실에 적용되고 있는 신기술이 가득하다. 24명의 세계적 유통 전문가들이 현재와 미래의 소매 트렌드를 분석하고 각 기업별 포지셔닝에 맞는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본문은 RFID, 전자 가격표시기, 디지털 사이니지, 셀프 체크아웃 시스템, 스마트 키오스크 등 소매업의 최신 기술과 마케팅 진보 과정을 상세히 보여준다. 이런 변화들이 고객과 직원들의 행동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자세히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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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판매점의 단위가격 표시제 도입방안 조사결과’ 이기헌, 서의진 지음. 한국소비자원 펴냄.

대규모 오프라인 점포에서만 시행되는 단위가격표시제를 온라인 판매점에도 적용하고 가격정보 확대제공을 통한 가격경쟁 활성화와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이에 온라인 판매점에서 단위가격 표시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제반사항을 조사, 검토해 합리적 추진방안을 제시한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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