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센서는 정보기술(IT)과 바이오 산업 융합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이 기술은 이제 실험실 차원의 연구개발(R&D) 단계를 넘어 상업화 수준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기술에서 나름 강점을 보유한 만큼 차세대 바이오센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도 높다.
바이오센서는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우리 삶 속으로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센서의 개념은 단순하다. 분석하려는 물질을 리셉터와 반응시켜 대상 물질의 존재 유무나 정확한 양을 측정하는 제품이다. 혈액 속에 존재하는 극미량의 단백질을 검출해 질병 진단이나 대기 중 존재하는 환경오염 물질을 찾아낸다. 식품 속 독극물이나 잔류 농약 등을 검출하는 현장현시진단(POCT) 및 신속진단 추세로 기술과 제품이 다양화되고 있다.
바이오센서를 활용해 감염성질환과 만성질환까지 진단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은 진보하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바이오 마커로 질병의 검진 및 조기 진단과 치료에까지 응용하고 있다. 진단기는 병원 벤치톱 형태에서 휴대형으로 발전하는 추세다. 앞으로는 웨어러블 형태로 진화할 것이 분명하다.
바이오센서의 최종 형태는 임플란터블(인체에 심을 수 있는) 제품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인체의 피하 삽입형 센서로 혈류량과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의 다양한 정보를 통신하게 될 것이다. IoT, M2M 등 통신 인프라와 맞물려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개체가 오는 2020년 약 260억개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술공급시장만 300조원이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질병진단 바이오센서는 주로 반도체로 만들어 질 것으로 보인다. 외부 통신으로 제어되고 스스로 판단을 내려 처방하고 진단까지 하게 된다. 이러한 이상적인 지점에 이르기 위해서는 기술 한계 극복 못지않게 다양한 콘텐츠 확보가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바이오센서 및 진단기기 산업 현실은 그리 밝지 않다. 우리는 오랫동안 후발 소재부품 산업국으로서 선진 제품을 모방하고 복제하는데 집중했다. 일부 영역에서는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독보적인 제품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아직 기술의 권리나 권한에 굉장히 무감각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종속관계도 심각하다. 특정 대기업에만 소재부품을 공급하다가 수주가 끊겨 망한 회사도 적지 않다. 현재 중소기업 수익의 대부분은 수출로 채워지고, 국내 대기업은 이를 갈취하는 게 현실이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우뚝 설 차세대 바이오센서 산업도 비슷한 처지다.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지 않는 한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을 지향해 온 우리의 노력은 순식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소재부품 강국을 넘어 IT 융합산업을 주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 하려면 대량 생산 시대가 지나갔음을 하루라도 빨리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토대 위에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제품과 아이디어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건강중심사회(Health Economy)가 이미 도래하고 있다. 이 시대에도 소재부품 기술이 핵심이다.
이상대 아이엠헬스케어 대표 eric.sdd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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