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동차 관련 소식을 접하다 보면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ADAS는 지능형운전자지원시스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등 다양한 해석으로 불립니다. 요즘 자동차 회사들이 신차를 출시하면 항상 첨단 사양, 안전 사양, 편의 사양을 추가했다며 마케팅을 펼치는 데 그 중 대부분이 ADAS에 해당됩니다. ADAS는 한 마디로 센서와 GPS, 통신 등 IT를 이용해 자동차에 눈과 귀를 달아주는 기술입니다. 지능화된 자동차가 ‘주인’의 운전을 돕는 셈이니 안전 운전에 큰 도움이 되지요.
Q:ADAS에 어떤 기능이 있기에 운전자를 돕나요?
A:먼저 ADAS는 특정 기능이나 장치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자동화된 첨단 장비로 안전 운전을 돕는 모든 장치를 ADAS라고 묶어서 부릅니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입니다. 크루즈컨트롤, 우리말로 풀면 순항 제어인데요.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차가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도록 하는 기능입니다. 센서나 레이더로 앞차와 간격을 인식해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달릴 수 있습니다. 속도를 맞춰 놓으면 그 속도를 유지하면서 주행합니다.
달리는 기능뿐만 아니라 멈추는 기능도 있습니다. 자동차 사고 대부분이 멈춰야 할 때 멈추지 않아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 기능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긴급자동제동(AEB) 기능이라고 부릅니다. 크루즈컨트롤과 마찬가지로 센서나 레이더로 전방을 인식해 전방 차량 혹은 보행자와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우면 차를 정지시킵니다. 최근에는 보행자, 차량, 주·야간 등 작동 환경에 따라 기능도 세분화되는 추세입니다.
많은 차가 달리는 도로에서는 차선 유지도 중요합니다.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 차선유지지원시스템(LKAS)은 차선 유지를 도와주는 기능입니다. LDWS보다 LKAS가 더 구현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자동 조향까지 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LDWS는 차선을 이탈했다는 경보만 띄워주지만 LKAS는 차가 차선을 벗어나면 바퀴를 움직여 차선 안으로 돌려놓습니다. 기술 난이도도 높지만 차선이 명확하지 않은 도로에서는 오작동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Q:ADAS가 왜 이렇게 주목을 받는 건가요?
A:ADAS는 자동차 관련 분야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입니다. 업계는 2020년까지 연 평균 15.3% 성장을 예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ADAS 기술이 자율주행자동차, 무인자동차의 디딤돌이라는 점입니다. 운전자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운전자가 되는 셈입니다. 실제 자율주행차 기술 요소는 ADAS 기술 요소와 거의 유사합니다.
자율주행차 기술 요소는 크게 인지(센싱), 측위(위치 측정), 제어로 구분됩니다. 이들 모두 ADAS에도 필요한 기술들입니다. 여기에 차량과 사물통신을 의미하는 V2X(Vehicle to X) 통신을 추가하고 인지와 제어 기술을 고도화하면 자율주행 기술로 이어집니다.
당장의 규제 이슈도 있습니다. 유럽 신차안전도평가(유로 NCAP)에서는 작년부터 AEB를 평가 항목에 추가했습니다. 현재 차대차 성능만 평가하지만 2016년부터 순차적으로 보행자, 주·야간, 자전거 등 환경이 세분화됩니다. 미국 고속도로보험협회(IIHS) 차량 안전 평가에서도 ‘예방 안전’ 항목으로 충돌 예방 ADAS 기능을 평가합니다. 이런 평가 기준은 수년 뒤 의무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ADAS를 탑재하지 않으면 차를 팔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Q:우리나라 기술 수준은 어떤가요?
A:선진국에 비하면 높지 않지만 그렇다고 낮은 수준도 아닙니다. ADAS 기술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스마트카 분야 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 대비 83.8%이지만 좀 더 고급화된 (반)자율주행시스템 기술 수준은 74.1%로 다소 아쉬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IT 선진국이라는 강점이 있고 업계도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전망은 어둡지 않습니다. 현대자동차도 2018년까지 자율주행 양산 체계를 갖춘다는 목표로 기술 개발이 한창입니다. 덩달아 ADAS 장착 신차도 대폭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국 ADAS 기술 선진화를 위해서는 부품 기술이 탄탄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도 올해 88억원을 들여 센서 등 스마트카 기술 국산화를 지원합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과학기술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애플과 구글이 자동차 산업을 지배하는 날’ 모모타 겐지 지음. 한즈미디어 펴냄.
자동차 산업 저널리스트인 모모타 겐지가 쓴 책이다. 텔레매틱스를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어 결국 산업 거점도 디트로이트에서 실리콘 밸리로 넘어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구글·애플 등 실리콘밸리 최강자와 GM·도요타 등 기존 자동차 기업 간의 연합, 경쟁을 엿볼 수 있다. 날로 가속화되는 자동차와 IT 업계 간 융합이 어떤 미래를 그려낼지 전망한다.
◇‘두근두근 자동차톡’ 김우성 지음. 미래의 창 펴냄.
김우성 BBC 톱기어 한국판 편집주간이 세계 자동차 산업을 키워드 별로 묶은 책이다. 자동차 산업과 트렌드 전반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스마트카뿐만 아니라 자동차를 통해 즐길 수 있는 문화를 풀어낸 세계 자동차 견문록이다. 대표적인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간의 경쟁 구도와 전략, 미래 자동차 동향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미래 자동차 동향에서는 스마트카 기술이 빠지지 않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