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일과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자제품은 스마트폰과 노트북PC다. 직장인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직업의 특성상 일상에서 스마트폰을 손에서 뗄 수가 없다. 전화취재 시에는 고개가 갸우뚱한 모습으로 스마트폰을 왼쪽 어깨에 받치고, 두 손으로는 상대방이 하는 말을 빼곡하게 노트북PC에 받아 적는다.
취재 시가 아니더라도 스마트폰은 항상 귀에 밀착돼 있다. 전자파가 께름칙해 이를 피해보고자 이어폰을 사용해 봤지만 임시방편일 뿐이다.
겨울 들어선 전기장판을 켜고 잔다. 건강에 도움된다는 황토성분이 포함됐다지만 아침마다 몸이 찌뿌듯한 건 그대로다. 숙면을 취하지 못한 게 전자파 탓이 아닌가 의심도 해본다.
우리 주변에는 전자파가 넘쳐난다. 전자파에 대한 우려도 날로 커지니 국가가 나서 지난해 8월부터 휴대폰 전자파 등급제를 시행했다. 전자파 강도에 따라 휴대폰은 2개 등급, 이동통신 기지국 등 무선국은 4개 등급으로 나눠 전자파 측정값을 표시한다. LTE 등 무선통신이 빠르게 확산되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나라인 만큼 전자파 등급제가 필요하단 판단이었다.
전자파 유해성을 둘러싸고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몸 속 혈액에는 철분이 있고, 자장이 세면 한 쪽으로 철분이 쏠린다. 많은 의료기기가 이 현상을 이용해 치료목적으로 사용된다. 인체에 영향을 안 미친다고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정부는 올해 생활밀착 가전제품에도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지난해 말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전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하면서 전자파를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상반기 중으로 일부 가전 품목이 정해지면 업계는 정부가 정해놓은 전자파 기준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를 바꾸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노트북PC, 스마트폰, 전기장판 등에서 전자파가 얼마나 나오는지, 인체에는 무해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면 소비도 위축된다. 국민들이 이 같은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명확한 기준치를 제시해줘야 한다. 보이지 않는 막연한 공포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소비도 살아난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