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마음이 돌아서고 있다. 소비의 국경이 무너지며 국내 시장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 현상인 해외 직접 구매는 최근 몇 년 새 급증했다.
다양한 정보를 접하며 똑똑해진 소비자의 관심은 국내에서 해외로 빠르게 이동했다. 해외 쇼핑 시즌을 가리키는 용어가 국내 유통가 키워드로 등장할 정도다.
본지가 신년기획을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요 소비자의 절반 이상은 이미 해외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이용해 본 ‘직구족’이었다. 소비가 가장 활발한 것으로 알려진 25~45세 미만 직장인과 전업주부의 54.4%는 해외 직구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년간 해외 직구 지출액을 묻는 질문에서 100만원 이상을 쓴 소비자가 9.2%나 됐다. 여전히 50만원 미만이 과반을 차지했지만 과거 소액 구매가 대부분이던 해외 직구 형태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지난 2001년 1300만달러로 전체 소비재 수입액의 0.07%에 불과했던 해외 직구 금액은 2013년 전년 대비 111% 급증하며 10억달러를 넘어섰다. 국가 전체 소비재 수입액의 1.8% 수준이다. 지난해는 20억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돌아서는 소비자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 국내 시장이 변할 때다. 시장에서는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제품과 가격 다양성을 확보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바뀐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내수 시장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는 충고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