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KT미디어허브 흡수합병···미디어 사업 재편 신호탄

KT가 IPTV 서비스 콘텐츠 사업 자회사 KT미디어허브를 흡수 합병한다. 지난 2012년 KT에서 분사된 후 2년여 만에 다시 원상 복구하는 셈이다.

이는 그동안 ‘올레tv’ 서비스를 두 회사가 플랫폼과 콘텐츠 부문으로 나눠 운영하면서 시너지가 오히려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KT는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서초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KT미디어허브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두 회사의 합병은 KT가 KT미디어허브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KT는 KT미디어허브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KT는 지난 2012년 미디어 사업을 중점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KT미디어허브를 새로운 법인으로 분사시켰다. 그동안 KT가 영업 및 마케팅 업무를, KT미디어허브가 콘텐츠 공급 및 서비스 운영 대행을 각각 맡았다.

KT는 이번 합병으로 올레tv 사업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해 가입자 유치 경쟁에 적극 뛰어들 계획이다. 그동안 두 회사가 동일한 서비스를 마케팅과 콘텐츠로 나눠 운영한 탓에 마케팅 전략 수립 등 내부 의사를 결정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서비스 주체를 단일화해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KT관계자는 “경쟁사와 달리 사업 분야가 구분돼 효율성이 다소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서비스 운용 주체가 하나로 통일되면서 시장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KT미디어허브와 KT스카이라이프의 미디어 사업이 겹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합병설이 불거졌다. KT미디어허브가 지난해 e북 사업에서 철수한 데 이어 KT스카이라이프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에 방송채널 송출 대행 사업권을 양도하는 등 사업군을 순차적으로 정리한 것도 합병설을 부추겼다.

김주성 전 대표 사임 후 남규택 KT 마케팅부문장(부사장)이 대표 자리를 겸직하면서 본사 합병설에 방점을 찍었다.

이번 합병으로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진행 중인 KT의 계열사 재편 작업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황 회장은 그동안 기자간담회 등 공식석상에서 통신사업에 주력하고 비통신 계열사 매각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KT는 지난해 영화 제작사업 자회사 싸이더스FNH를 매각하고 동영상 플랫폼 사업 자회사 유스크림코리아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KT는 황 회장 취임 이후 KT렌탈과 KT캐피털을 매각할 계획도 발표했다.

KT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계열사 구조 재편 차원이 아닌 미디어 사업의 운용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KT 계열사 별 거취는 기가토피아 등 ICT 중심 융합 시너지를 발굴하는 측면에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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