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은 상대적으로 상품이 가격, 디자인, 성능 등에서 이분화돼 있는 사례가 많아 선택의 폭이 좁습니다.”
배송대행 사이트 몰테일을 담당하고 있는 최승식 코리아센터닷컴 기획해외사업본부 이사는 소비자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다양한 가격과 다양한 제품이 없는 시장은 매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몰테일은 국내 소비자가 해외 직접 구매에 필요한 배송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설립 이후 해외 직구 열풍에 맞게 배송 센터를 확장하며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업체 중 하나로 성장했다.
그는 지난해를 ‘해외 직구 대중화의 원년’이라고 표현하며 국내 소비자의 탈한국 현상을 설명했다.
최 이사는 “과거 해외직구는 특정 소비자층에 국한된 이야기로 치부됐지만 이제는 국내 유통가에서도 블랙프라이데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정도로 일반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달라진 소비 풍경은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에 확실히 드러났다. 블랙프라이데이를 포함한 주말 기간 동안 배송 대행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5배 성장했다. 블랙프라이데이 전후로 세일이 많은 것을 감안해 11·12월, 두 달 동안 전년 대비 갑절가량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외 직구 소비자층도 20·30대를 넘어 40·50대로, 많게는 60·70대까지 확대됐다.
그는 “몰테일이 실시하는 해외 직구 교육에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찾아오고 있다”며 “인터넷 구매도 아닌 해외 구매를 하고자 필기까지 하며 방법을 배우는 모습을 보면서 소비자의 변화가 특정 집단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란 것을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직구 소비 형태도 변하고 있다. 과거 미국에 쏠렸던 해외 직구는 유럽, 중국 등으로 해당 지역이 확산됐다.
최 이사는 “소비자가 미국, 일본 외에 다른 지역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가 독일”이라며 “독일은 실용적인 상품이 많아 주방가전이나 생활용품이 강세를 보이며 최근 국내 신혼부부들이 혼수를 장만하고자 가장 많이 찾는 해외 직구 지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소비자 변화에 맞춰 국내 시장도 변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소비자는 가격에 더해 자신만의 제품을 찾는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며 “그런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